금융노조가 30일로 예정됐던 파업을 철회했다. 너무도 당연한 결정이다. 금융의 공공성을 내세워 대학생 20만명의 등록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줄 것 등을 요구하는 파업 자체가 명분이 없었다. 더욱이 고무줄 가산금리 등으로 자기 배만 불려왔다는 비판이 비등한 상황이었다. 참으로 염치없는 귀족노조다.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을 압박하려는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13일과 20일 부분파업을 벌여 8700여대의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는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지난 주말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노조가 44일간 부분파업을 벌여 이미 1365억원의 손실을 입힌 뒤 지난 25일 전면파업으로 수위를 높이자 긴급조치를 취했다. 만도는 직장폐쇄 후 생산라인에 사무직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중이지만 생산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완성차업체는 물론 3500여개의 다른 자동차부품 회사들도 라인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이런 강경파업을 벌이는 귀족노조다. 현대차나 만도의 경우 생산직 사원은 평균연봉이 9500만원에 달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고소득 노조가 파업하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비판했을 정도다. 파업의 요구조건 역시 사리에 맞지 않는다. 현대차노조는 임금인상 외에 불법행위인 타임오프(노조 전임자의 유급활동 제한제도) 원상복귀와 해고자 원직복직 등을 내걸었다. 근로시간이 줄어도 임금은 깎지 말고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만도 노조 역시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등을 요구 중이다. 금융노조는 농협과 정부의 경영개선약정을 폐지하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법은 안중에도 없는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들이 판친다.

기업들은 이미 초비상이다. 상장기업 중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31개사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4%, 순이익은 26.0%나 줄었다고 한다. 이런 판국에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하는 고소득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여 제 주머니를 더 채우려고 든다. 제 뱃속만 챙기는 귀족노조를 언제까지 봐야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