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방화·절도 10여차례…"검거된 게 다행" 진술

서울 중랑경찰서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 일대에서 지난 8년간 10여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방화, 절도 등을 저지른 혐의(강도강간 등)로 서모(26)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2004년 5월 면목동 다가구 주택에 사는 20대 초반 여성을 강간한 뒤 집에 불을 지르고 도망간 것을 시작으로 올해 4월까지 면목동 일대 주택가를 돌며 주로 혼자 사는 20대 여성을 골라 강도강간(7회), 방화(3회), 절도(4회)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면목동에만 20년 넘게 사는 서씨는 동네 지리에 익숙한 점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범행을 저질러왔다.

서씨는 동네를 거닐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뒤 곧바로 피해자 집안으로 따라 들어가 성폭행하거나 피해자가 혼자 산다는 점만 확인해뒀다가 다음날 빈집에 침입, 피해자가 밤에 귀가하기를 기다렸다가 범행한 사례도 있었다.

특히 서씨는 애인과 싸워 기분이 좋지 않거나 범행 후 피해자의 집에 현금이 없으면 화풀이로 방화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공사장에서 창문 뜯어내는 기술을 배워 범행에 이용했으며 건설업을 하는 아버지의 목장갑을 써서 지문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올해 새 기술이 적용된 지문감식기를 도입하고 나서야 서씨가 2007년 범행 당시 피해자의 입을 막기 위해 사용한 테이프에서 채취된 지문을 서씨의 것으로 특정할 수 있었다.

서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이후 죄책감에 빠져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해왔으나 성충동을 이기지 못했다"며 "이번에 검거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2010년에도 '면목동 발바리'로 불리던 조모(29)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조씨는 그해 8월 경찰에 붙잡힐 때까지 5년6개월간 서울 중랑구와 경북 영주시 등에서 10여차례 성폭행과 강도 행각을 일삼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2년6월이 선고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