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고급주택, 우린 불황 몰라요.”

수도권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의 고급주택들은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들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고급 주택들은 분양가 대비 수억원 대의 웃돈이 붙고 있다. 장기 미분양 등으로 할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서울•수도권의 고급 타운하우스시장과는 다르게 분양시장도 대박 행진중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0년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판교 월든힐스는 2단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주택에 수억원의 웃돈이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월든힐스 1단지 127㎡의 경우 분양가는 약 8억5000만원 수준 이었지만 현재 13억원 대까지 올랐다. 전용면적 140㎡도 분양가 대비 약 4억원 가량 오른 14억원 대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월든힐스 3단지 143㎡도 분양가는 약 9억원 대 였으나 현재 11억5000만~13억4000 만원에 호가가 형성중이다.

아파트와는 다르게 190㎡ 이상의 대형 주택형까지 오름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월든힐스 1단지 전용면적 192㎡ 단층형의 분양가는 약 14억원 이었지만, 현재 20억이 넘는 수준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복층형 호가는 23억 ~ 24억원까지 나와있다. 3단지 전용면적 204 ~ 207㎡ 대형주택도 분양가는 14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15억 ~ 17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거래는 별로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요자가 없어 거래가 없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가 있는 가운데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상황이 맞지 않아 거래가 이루어 지지 않는 것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월든힐스 인근에 위치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 입장에서는 아직 입주한지 2년이 안됐기 때문에 세금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며 "매수자 입장에서는 투자보다는 실수요자로 바로 입주하기를 원하는데 입주 시점을 충족하는 물건이 많이 없다"고 전했다. 매물도 적은데다, 대부분의 매도인 자체가 돈이 좀 있는 사람이다 보니 파는데 급하지 않은 것도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건설이 서판교 운중동 일대에 올 8월 입주를 앞둔 산운 아펠바움은 최고 80억원, 평균 40억원 대의 고가 단독주택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80%가 넘는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입주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급주택이 이 정도 팔려나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산운 아펠바움과 분양을 맡고 있는 SK D&D 분양 관계자는 “보통 고급빌라나 타운하우스들은 직접 집을 보고 계약하는 고객들이 많아 입주 후에도 한동안 분양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서판교 일대가 평창동이나 성북동, 가회동, 삼성동, 청담동 등 부촌의 대체지로 자리잡으면서, 생각 외로 분양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판교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판교 일대에 고급주택을 찾는 수요자들은 대부분 강남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며 "자녀가 성장해 교육 걱정이 사라진 강남의 골드시니어들이 답답한 아파트와 주상복합을 떠나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아 집을 보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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