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계약률이 높아야 입주율도 높고 재무 부담도 줄일 수 있어 계약금을 최대한 낮추는 게 최근 분위기입니다.” (건설사 분양팀 관계자)

15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이 충남 천안시 차암동에 분양한 ‘천안 꿈에그린 스마일시티’는 지난 4일 계약에 들어간 뒤 1주일 만에 전체 1052가구 중 892가구가 계약을 마쳐 85%에 가까운 계약률을 기록했다. 분양가(3.3㎡당)가 600만원대로 인근 두정·백석지구 분양가(700만~800만원)보다 저렴하고 삼성전자와 삼성SDI 천안사업장이 가까워 임대수요가 풍부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500만원에 불과한 1차 계약금도 계약률을 높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 분석이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은 ‘계약금은 전체 주택가격의 20% 이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택 공급보다 수요가 많던 시절에 건설사들은 총 분양가의 20%에 이르는 계약금을 청약자들로부터 받았다. 그러나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계약금은 5~10% 수준으로 내렸고, 최근엔 주택형에 상관없이 500만~1000만원만 받는 정액제까지 등장했다.

서울 응암동에서 분양 중인 녹번역 센트레빌(350가구)은 계약금 5%를 받은 뒤 2~3%를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캐시백 제도를 선보였다. 실제 계약금은 총 분양가의 2~3% 수준인 셈이다.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롯데캐슬(1880가구)과 안산 신길지구 안산 아이파크(441가구)도 1000만원의 정액 계약금을 받고 있다. 경기 시흥 시흥6차 푸르지오(1221가구)의 경우 계약금이 500만원에 그친다.

계약금 인하에는 장애물도 있다. 아파트 중도금 대출을 해주는 금융권에서 계약금이 적을 경우 건설사가 대신 계약금을 내주고 가짜 계약자를 내세우는 허위 계약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대출을 꺼리기 때문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