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사회가 서남표 총장에 대한 해임안을 상정했다.

13일 KAIST에 따르면 KAIST 이사회가 서 총장의 계약 해지 안건을 상정, 오는 20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다룰 예정이다.

안건이 의결되면, 서 총장은 3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해임된다.

지난 2월 KAIST 이사진이 대폭 물갈이되면서 그동안 서 총장의 손을 들어줬던 4명의 이사 가운데 3명이 교체된 상황이라, 표결에 부쳐지면 서 총장으로서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그동안 오명 이사장은 서 총장에 대해 여러 차례 자진사퇴를 요구해 왔지만, 서 총장이 스스로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해임안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총장 해임 권한을 가진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서 총장의 거취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앞서 2006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임한 로버트 러플린 총장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플린 총장은 2004년 KAIST 최초의 외국인 총장으로 취임해 '한국 과학기술계의 히딩크'로 불리며 급진적인 개혁안을 내놨지만 교수들과 불화를 거듭했고, 결국 KAIST 이사회는 2006년 7월 중도 하차를 통보했다.

서 총장은 러플린에 이어 KAIST 총장으로 취임해 '대학 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며 한때 국민적 지지를 받았지만 강도 높은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대학을 독선적으로 운영했다며 내부 구성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