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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다양성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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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다른 차이는 한계·장벽 아닌 '창의적 인재' 만드는 소통의 원천

    장 마리 아르노 <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사장 >
    얼마 전 재한 외국인 수가 100만명에 이른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국은 이제 완연한 ‘다문화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다문화를 이해하고 다양성을 사회의 긍정적인 동력으로 삼기 위한 여러 담론과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일본인 아내와 결혼해 한국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 필자로서는 전통적으로 뿌리 깊은 민족적·문화적 동질성을 강조해 온 한국에서 ‘다양성의 가치’가 공론화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태도는 사회를 더 유연하고 풍요롭게 변화시키는 원천임과 동시에,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조직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고 있다. 필자의 회사도 그렇지만 유수의 글로벌 기업에는 다양성 전담 부서가 존재하고, 이제는 ‘CDO(chief diversity officer·다양성 최고임원)’라는 직함이 낯설지 않아졌다.

    회사나 조직에서 ‘다양성’ 개념은 성별 인종 세대 소수계층 등의 지표가 인적 자원 구성에 어떻게 반영돼 있는지부터 다양성과 수용성의 가치가 실제로 기업 문화나 직원들의 마인드로 정착되고 비즈니스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는지까지 발전하고 있다. 오랜 기간 글로벌 회사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서로 다른 특수성과 강점을 가진 인재들이 서로의 다양성을 통해 민첩한 학습 역량을 키우는 것이 회사의 성과 및 경쟁력과 직결돼 있음을 체득하고 있다.

    일본에서 근무할 당시 최대한 현지 직원과 외국인 직원이 팀을 이뤄 일하게 하는 구조를 만들었더니 글로벌 마케팅 전략과 현지 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해 업무 성과와 만족도가 높아졌다. 현재 국내에서 필자를 포함한 우리 회사 경영위원회 임원진 구성을 보면 여성이 40%를 차지하고, 한국은 물론 프랑스 덴마크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 다양한 국적으로 이뤄져 있으며, 3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도 다양하다. 또한 기존 제약업이 아닌 식품 화장품 유통 등 다양한 업계의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 전략은 기업들로 하여금 ‘다양성’의 가치와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필자는 다양성을 장려하고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발전시키고 전파하는 것은 글로벌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중요한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차이가 한계나 장벽이 아니라 새로운 영감을 얻고 활발한 교감과 소통의 원천이 되는 조직을 만들어 직원들이 더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태어난 내 아들이 성인이 됐을 때 자신이 살고 싶은 나라를 스스로 선택하되, 앞으로 자신의 성장에 풍부한 자양분이 돼 줄 문화적 다양성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 영문원본

    Why Companies Put Focus on Diversity

    Recently, I read news reports that the number of foreigners in Korea has reached 1 million. Korea has now evidently entered the ‘multi-culture era’, and I understand that various discussions and efforts are actively being made to understand multi-cultures and convert cultural diversity to affirmative power of the society.

    As a person who was born in France, married to a Japanese woman and is raising a child in Korea, I believe that it is a very encouraging phenomenon that the ‘value of diversity’ is being openly discussed in Korea where people have traditionally emphasized racial and cultural homogeneity. The attitude of respecting the value of ‘diversity’ is the source to change the society to be more flexible and affluent, and when it comes to the business world, it can be the yardstick for evaluating competitiveness of a corporation. Like the company where I serve, leading global companies have a unit that deals with diversity, and the title of ‘Chief Diversity Officer’ no longer sounds strange.

    The concept of ‘diversity’ in a company or organization is developing from how diversity indicators such as gender, race, generation or minorities are reflected in composition of human resources to whether the value of ‘diversity and acceptability’ is incorporated as corporate culture or mindset of employees, and to whether it is recognized as business strategy. As a person who has been serving at a global company for decades, I realize that the cultivation of learning agility through diversity of employees who have different characteristics and strengths is directly connected with performance and competitiveness of the company.

    When I was working in Japan, business performance and satisfaction were improved as global marketing strategies and insight on local market have complemented each other when the company set up the structure of teaming local employees with foreign employees. Currently our company’s management team in Korea consists of executives with various nationalities including France, Denmark, Malaysia and Sri Lanka as well as Korea, women executives account for 40%, and their ages are ranging from 30s to 50s. Also, we are attracting talents from industries such as foods, cosmetics, or distributions other than pharmaceutical areas. The strategy of business diversification seems to provide companies a chance of reconsidering the value and importance of ‘diversity’.

    As a person who serves at a global company, I believe it is an important mission to develop and spread corporate culture that encourages and respects diversity. I want to help employees grow as more creative talents by establishing an organization where differences are not limitations or barriers but sources of inspirations and channels of active exchange and communication. Personally, I will help my son who was born in Korea to accept cultural diversity with open minded attitude, as it will be rich nutritive elements for his growth, while making him to choose the country he wants to live in when he is grown up.

    장 마리 아르노 <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사장 J.M.Arnaud@sanof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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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환자가 진료실에 혼자 오는 경우는 드물다. 병 자체도, 치료 과정도 혼자 감당하기에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설명을 듣고, 결정을 내리고, 기억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보호자’라고 부르는 그들의 역할은 진료실 안팎에서 다양하고 복합적이다.어떤 보호자는 앞에 나서고, 어떤 보호자는 조용히 뒤에 머문다. 보호자가 지나치게 앞서 나서면 나는 의도적으로 환자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특히 치료 방향에 대한 선호를 묻거나 항암제 변경을 논의할 때는 더 그렇다. 답변이 조금 정리되지 않더라도, 환자가 직접 말할 수 있도록 기다린다. 치료의 결정은 결국 환자 몫이기 때문이다.반면 보호자가 말 없이 옆에 서 있기만 할 경우 나는 조심스럽게 묻는다. “옆에서 보시기에 환자분이 어떠신 것 같나요?” 그러면 “같이 살지 않아서요”라고 답하는 보호자도 있고, 말 대신 고개만 끄덕이는 보호자도 있다. 환자와 보호자가 얼마나 일상을 함께하고 있는지는 그렇게 조용히 드러난다.나는 차트 한구석에 보호자가 누구였는지 간단히 메모해 둔다. 중요한 순간에 누구와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알기 위해서다. 단순한 의사 결정 때문만은 아니다. “오늘은 함께 오시던 분이 안 보이네요”라고 건네면, 예상보다 따뜻한 반응이 돌아온다. 관심을 받았다고 고마워하는 것이다.시간이 지나도 선명히 기억에 남는 보호자들이 있다. 딸과 함께 오는 60대 여성 환자가 있다. 항암 치료가 벌써 3년째라 지칠 법도 한데 두 사람은 유난히 수다가 많다. 대기실에서부터 이어진 활기찬 대화는 진료실까지 흐른다. 이상하게도 이런 환자는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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