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아파트 값이 떨어지면서 ‘강남 진입 문턱’이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는 상반기 서울 25개 자치구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119만6934가구의 평균 매매 가격을 분석한 결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9억4733만원, 나머지 22개구는 4억4430만원으로, 가격 차이가 5억303만원으로 조사됐다고 9일 밝혔다.

강남3구가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된 2006년 강남과 비강남 지역 아파트 값 차이는 5억9518만원이었다가 2007년엔 가격 차이가 최대치인 6억2238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 아파트 값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가격 차가 5억7048만원으로 줄었다. 2009년 이후엔 5억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에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까지 잇따르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와 대치동 은마, 개포동 주공 등 강남권 고가 아파트가 포진한 ‘KB 선도아파트 50지수’ 하락률은 상반기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률인 1.5%보다 3배 이상 높은 4.7%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도 강남(-1.7%)과 서초(-1.8%), 송파(-1.7%) 등 강남3구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박정욱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유럽발 경제위기 등 외부변수와 재건축의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정책 요인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강남과 비강남 간 아파트 값 격차는 앞으로도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