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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엄마의 사랑 그리고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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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시절 내 손 꼭 잡았던 어머니…아들을 보면 그때 그 눈빛이 보여

    이언주 <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k041036@naver.com >
    돌아가신 어머니 생신을 앞두고 지난 주말 고향인 부산에 다녀왔다. 국회 개원으로 더 바빠질 듯해 원래 생신보다 조금 일찍 다녀왔다. 작년 생신 때만 해도 수술을 앞두고 있긴 했지만 수술 후 대화 한 번 못 나눠보고 그리 가실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다시 못 뵐 줄 알았더라면 직장을 그만두는 한이 있어도 매일매일 곁에 붙어있었을 텐데….

    작년 어머니 생신 때 세 살이던 어린 아들은 가족이 할머니를 둘러싸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케이크도 자르던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어둠 속에 환하게 밝혀진 촛불과 케이크를 보면서 다함께 축하노래를 부르던 장면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아들은 요즘도 생일 축하노래만 부르면 무심코 마지막 소절에서 “사랑하는 외할머니~”라고 해서 내 맘을 아프게 하곤 한다.

    아무리 사회활동이 활발한 딸이라도 딸은 딸인지라, 항상 고향에 가면 어머니와 바닷가도 산책하고 예쁜 카페도 찾아다니곤 했다. 저녁에는 동네 찜질방에서 모녀가 수다로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이제는 집에 가도 찜질방에서 같이 수다 떨 어머니가 안 계신다고 생각하니 울적하다. 찜질보다 간식 드시는 재미로 가시는 어머니께 “찜질방에서 땀은 안 내고 종일 식혜랑 달걀에다, 아예 소풍을 오셨네요”하며 핀잔을 줬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즐거운 순간들이었다.

    어머니를 모신 묘원에서 어머니를 추모하고 나오는 길에 아들이 천진난만한 얼굴로 “외할머니, 천국에 계시지? 우리 외할머니 만나러 안 가?”라고 물었다. 고향을 다녀온 후에도 자꾸 천국 얘기를 하는 아들이 맘에 걸려 모처럼 시간을 내서 아들 손을 꼭 잡고 동네 마실을 나갔다. “천국은 아주 나이를 많이 먹어야 가는 곳이고, 하느님이 불러야 갈 수 있는 곳이라 우리는 만나러 갈 수가 없어. 외할머니도 우리 귀염둥이가 좋아서 가시기 싫었는데 하느님이랑 친구들이 불러서 어쩔 수 없이 가신 거야. 거기서 친구들이랑 잘 지내시니까 걱정하지 말고 엄마랑 놀자.” 사랑을 담은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면서 손을 꼭 잡고 걸었다. 불현듯 내가 딱 아들만할 때 동네에 장보러 갈 때면 언제나 내 손을 잡고 사랑을 듬뿍 담은 눈으로 날 내려다보시던 어머니 생각이 났다. 한번씩 잡은 손에 힘을 꼭 주시곤 했는데, 어린 마음에도 어머니의 사랑이 마음 가득 느껴져서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아들도 오늘 이 시간을 그렇게 기억할까. 아들의 눈을 바라보니 거기엔 내가 아니라 어머니가 웃고 계신 것 같았다. 어린 아들의 해맑고 천진한 눈에서 다시 만나는 어머니의 따뜻함은 마치 장마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을 뚫고 비치는 햇살 같은 느낌이었다. 아이의 눈을 통해 어머니의 행복한 모습을 본 것 같았다.

    이언주 <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k041036@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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