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중국의 금리 인하라는 ‘더블’ 호재에도 증시의 반응은 냉랭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정책 대응이 가시화되고 있는데도 시장이 차가운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 조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내려도 시장은 냉랭

6일 코스피지수는 17.29포인트(0.92%) 하락한 1858.20으로 장을 마쳤다.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0.65% 하락 마감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0.25% 내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ECB 기준금리는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저 수준(연 0.75%)으로 하락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1년짜리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대출금리를 0.3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날 주가하락의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유럽은 ECB의 기준금리 인하에 더해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등 ‘+α’가 나오지 않은 게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는 평가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ECB의 금리 인하는 시장 안정을 위해 파격적인 조치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는 다음주 발표될 예정인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점을 중국이 미리 확인시켜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유동성 공급효과는 8~9월부터”

전문가들은 이번 유동성 공급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증시가 1800대 중·후반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유동성 공급효과는 8~9월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경기 둔화가 역설적으로 정책 대응을 이끌어내고, 이게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계단식 오름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7월31일~8월1일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갈수록 둔화되면서 Fed가 3차 양적완화(QE3)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경기 부양 수혜주 주목

최근 외국인의 차익 실현으로 수급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전차(電車)군단’보다는 중국 경기 부양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낙폭 과대 소재, 산업재 업종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5일 이후 1조1450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는 기관은 LG화학(2205억원) 호남석유(1493억원) 금호석유(878억원) OCI(744억원)를 집중 매입했다. 기관 순매수 10위권 내에 4개 종목이 중국 경기 부양 수혜주로 채워진 셈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많이 내리는 비대칭적 금리 인하를 실시한 것은 소비 진작보다 국영기업과 지방정부가 나서는 대규모 투자 중심의 경기 부양으로 정책을 일부 선회했음을 시사한다”며 “소재와 산업재 업종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