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男복식 세계랭킹 1·2위..역대전적 11승10패

"부담감을 떨치는 게 가장 중요하죠."(이용대)
"마지막 올림픽 무대인 만큼 금메달이 더 간절합니다.

"(정재성)
이용대(24)-정재성(30·이상 삼성전기) 콤비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회전에서 접었던 배드민턴 남자복식 금메달의 꿈을 런던 올림픽에서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2008년 8월12일 중국 베이징의 베이징공과대학 체육관.
당시 남자복식 세계랭킹 3위이던 이용대-정재성은 어느 모로 보나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쏠린 데 대한 부담 때문이었을까.

이용대-정재성은 16강전에서 랭킹 7위인 덴마크의 파스케-라스무센 조에 0-2(16-21 19-21)로 허무하게 져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나마 이용대는 이효정(삼성전기)과 호흡을 맞춰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남자복식 메달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2006년 처음 복식조로 호흡을 맞춘 이용대와 정재성은 이후 더욱 끈끈한 파트너십을 쌓아 4년 만에 다시 찾아온 런던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두 사람은 그러나 겸손한 자세로 금메달을 향해 천천히 전진하고 있다.

이용대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면서 경쟁 상대들의 견제가 더욱 강해졌다"며 "부담감을 털어 내고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에는 큰 무대에 나선다는 압박감이 심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이징 대회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는 내 역할이 크지 않았는데 이제는 진정한 실력을 인정받고 싶은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덧붙였다.

정재성은 "오히려 부담감이 줄었다"며 "흔들림 없이 내가 해야 할 부분을 잘 해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올림픽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2006년부터 용대와 호흡을 맞춰왔는데 지금이 최고의 상태인 것 같다"며 "이번에는 세계랭킹 1위로 대회에 나가는 만큼 마음도 편하고 자부심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용대-정재성이 런던에서 '금빛 메달'을 다툴 상태는 중국의 '간판'이자 세계랭킹 2위인 차이윈(32)-푸하이펑(29) 조다.

2004년부터 콤비를 이룬 두 사람은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4차례 우승하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른손잡이로 스피드가 좋은 차이윈과 왼손잡이로 파워가 뛰어난 푸하이펑의 조합은 둘 다 오른손잡이인 이용대-정재성 콤비보다 수비 범위가 넓은 것이 장점이다.

특히 스매싱 순간 최고 시속이 332㎞에 육박하는 푸하이펑의 후위 공격과 차이윈의 지능적인 네트 플레이의 조화는 남자 복식조 중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2007년부터 국제무대에서 맞붙은 이용대-정재성, 차이윈-푸하이펑은 지난 3월 전영오픈까지 총 21차례 맞붙었다.

최근 세계랭킹 1위를 빼앗은 이용대-정재성 조가 역대 상대 전적에서 11승10패를 기록해 박빙의 차로 앞서고 있을 만큼 서로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이 때문에 이용대-정재성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통해 '금빛 환희'를 만끽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용대는 "그동안 패했던 경기를 분석해보면 너무 수비적으로 나선 경우가 많아 이번에는 공격적인 전술을 쓰겠다"며 "최근 인도네시아 오픈에서 우승할 때도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좋은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정재성은 "차이윈-푸하이펑보다 상대적으로 네트 플레이에 약한 것이 우리의 단점으로 꼽힌다"며 "서비스 이후 1, 2, 3구째까지 제대로 처리하면서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권을 계속 따오면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