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업체들의 하반기 수도권의 주택 공급이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공급 예정인 물량은 작년에 비해 약 20% 감소했다.

한국주택협회는 72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분양계획을 조사한 결과 36개 회사에서 9만537가구(107개단지)를 분양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국내 대형 건설사 위주로 구성된 회원사들의 절반인 36개 회사는 분양 계획이 아예 없었다.

전체 9만537가구로 집계된 전국의 분양 물량은 올 상반기(10만7234가구)와 지난해 같은 기간(11만3846가구)에 비해 각각 15.6%, 20.5% 감소한 수준이다. 수도권의 분양은 특히 많이 줄어들었다. 수도권의 하반기 물량은 4만9301가구로 올해 상반기(6만3311가구)와 전년 동기(7만8313가구)에 비해 각 22.1%, 37.0% 감소했다. 분양이 많았던 2009년 9만7775가구와 2010년 9만863가구에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수도권 분양시장이 장기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대형 건설업체들마저 집짓기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부동산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집값이 하락하자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우려해 주택 공급량을 줄이고 있다는 얘기다.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5·10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점도 하반기 신규 주택 분양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올 하반기 주택시장은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유로존 재정위기, 가계부채 부담 확대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건설사들이 신규 주택 공급을 꺼리고 있다”며 “하반기 주택 공급 물량은 계획보다 더 줄어들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주택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 동안 지방에는 전년에 비해 16% 증가한 총 4만1235가구의 신규 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집계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