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의 높은 연비, 111g이라는 적은 탄소 배출량, 전기모터를 이용한 저소음 주행…. 미래 환경 및 에너지 절약의 첨병으로 주목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의 선두주자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특징이다.

이렇게 운전자라면 누구나 매력을 느낄 법한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왠지 어렵고 나와는 관련이 없는 자동차라는 인식이 있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광고 캠페인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이런 생소함을 없애는 데 집중한 결과다. 배우 원빈과 가수 이적을 선두 모델로 기용해 ‘개념 있게 하이브리드를 시작하자!’라는 화두를 던지고, 이어 일반인 소비자가 그 메시지를 받아 ‘개념 있게 하이브리드를 시작했다’는 답을 보낸다. 이 과정을 통해 소비자에게 보다 친근감 있게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장점을 전달하고 있다.

일반적인 자동차 광고는 ‘멋진 이미지’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를 ‘또 다른 신분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에 이런 경향이 더욱 심하다. 하지만 현대차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쉽고 매력적으로 하이브리드를 설명하는 방법은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이를 타고 있는 사람들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라는 판단을 내렸다. 앞선 기술로서의 하이브리드 이미지는 가져가되 친숙한 방법으로 소개하면서 대중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자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기술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대중화되기 이전, 미국에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은 하이브리드 차를 타면서 의식 있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을 수 있었다. 이후 더욱 많은 유명인사들이 앞다퉈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이용하게 됐고, 이런 흐름이 일반 대중에게까지 퍼지게 되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면 환경을 생각하는 ‘개념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광고를 통해 ‘이 자동차를 타는 유저는 환경을 생각하는 의식 있는 사람’으로 설정하고, 높은 연비와 하이브리드 전용부품 10년 20만㎞ 품질보증이라는 주요 혜택까지 전달했다.



◆제작 스토리 - 광화문 출퇴근 시민들이 카메오 출연


쏘나타 하이브리드 광고 ‘원빈 편’은 광화문 광장에서, ‘이적 편’은 실제 주유소에서 촬영했다. 바로 실제 소비자들이 자주 찾을 법한 익숙한 장소다.

일부 합성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을 정도로 장소의 ‘의외성’은 광고를 본 이들 사이에서 신선한 화제가 됐다. 게다가 원빈편 광화문의 경우 실제 서울시민들의 출퇴근 시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이 그대로 배경이 됐다. 시민들이 이번 광고에 엑스트라로 혹은 카메오로 함께 한 셈이다.대개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광고 제작에 비하면 파격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렵지 않은 하이브리드’ ‘친근한 하이브리드’로 다가가고 싶은 광고의 의도와 맞아떨어졌다.

광고모델 원빈 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타면서 느낀 건 말 그대로 ‘변화’라고 했다. 아직까지 하이브리드를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지는 않지만 실제로 타보니 앞으로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한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는 게 어렵잖아요. 하지만 막상 타보니, 운전 습관부터 운전에 대한 가치관까지 완전히 달라지게 만드는 차였어요. 일단 전기모드에 소음이 없으니 운전을 조심스럽게 하게 되고, 에코 주행 모드가 있어서 연비에도 좀 더 신경 쓰게 되는 게 큰 변화가 아닐까 싶어요. 한마디로 앞장서 타보고 싶은 차였습니다.”

이적 씨의 설명도 비슷하다. 하이브리드 타는 사람들은 경제성을 뛰어 넘어 의식이 있고 환경과 지구를 생각하는,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들이 탈 것 같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는 광고 경험 많으신 원빈씨랑 함께 한다는 게, 살짝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아마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제 모습이 좋아서 잘 봐주시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하.”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