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2’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21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미래인재상과 고등교육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열린 총장자문회의에서 주요 대학 총장들은 창의성과 함께 글로벌 도전정신, 소통과 배려를 대한민국의 미래 인재가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제시했다. 대학이 도덕과 통합정신 등 인성을 수양시킬 수 있는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오연천 서울대 총장=미래 인재가 어떤 가치를 갖는지 정리하고 이를 위해 대학이 어떤 노력를 해야 하는지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 외국 사례나 우리 대학을 봐도 핵심은 세 가지 개념이다. 창조적 가치, 상호관계 중요성, 융합의 접근이다.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국토도 작고 자원도 없는 만큼 미래인재를 육성하려면 계속 도전정신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글로벌마인드로 소통하려면 외국어 구사 능력은 반드시 갖춰야 한다. 유럽과 미국도 자국어 외에 2~3개 언어를 교육시켜 세계로 나가게 한다.

▷안국신 중앙대 총장=윤리 등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리지만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험한 나라가 돼 버렸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정신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윤리교육에 더욱 초점을 맞춰 더불어 사는 사회, 인간에 대한 기본 예의를 갖추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김선욱 이화여대 총장=남에 대한 배려심, 사회에 대한 책임감도 대학이 가르쳐야 한다. 아직 논의 중인 단계지만 성적이 우수한 학생뿐 아니라 성적이 점점 좋아지는 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줄 예정이다. 세계에 대한 책임도 강조하고 제3세계 여성에게 교육기회를 주는 장학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성적을 전혀 안 보고 에세이 등과 2시간 인터뷰만 거치게 하는 입시프로그램을 내놨더니 30명 선발에 1600명이 지원했더라. 수시 전형기간이 짧아 이들 지원생을 모두 인터뷰하기가 어려운 정도인 제도적 경직성이 문제다. 내년부터는 18학점 시스템을 30학점 시스템으로 바꿔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통해 사회봉사 등 전인교육을 받도록 한다.

▷오 총장=서울대도 직제개편을 해서 미래교육 전담 부처장제를 신설했다.

▷임덕호 한양대 총장=미래인재를 두부 모 자르듯 정의 내린다면 ‘두부모형 인재’만 계속 배출될까봐 걱정이다. 인재도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고 여러 유형으로 배출돼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인재상을 정립해 요구하되 공급자로서 대학의 자율성도 부여해줘야 한다.

▷이경숙 한국장학재단 이사장=대학에서 인성과 리더십도 가르쳤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지덕체’를 함양하라고 했지만 이제는 ‘덕체지’ 아닌가 생각된다. 덕성이 있으면 다른 일도 잘 한다.

▷김관복 교육과학기술부 인재정책실장=정부는 창의성, 융복합, 글로벌마인드를 높이는 데 지원하겠다. 대학만 나와도 영어 말하기와 듣기가 가능하도록 국가영어능력평가(NEAT) 시험을 개발했으니 대학이 많이 입시에 활용해달라.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학교폭력 등 인성 부분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정태웅/김선주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