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이에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 옛 당권파의 지지를 받아 강 위원장과 맞서고 있는 강병기 후보 측은 ‘부당한 선거 개입’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강 위원장이 새 대표로 당선되지 않고 진보당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야권연대가 성립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만일 당권 경쟁에서 강 위원장 체제가 무너지게 된다면 비례대표 부정 경선 논란을 낳은 이·김 의원의 거취 문제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게 된다”며 “두 의원을 조속히 제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박희진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야권연대의 앞날에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며 “이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강 후보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를 성사시켜 새누리당의 아성인 경남에서 야권 도지사를 탄생시켰다”며 “야권연대는 야당이 좋으면 하고 싫으면 안 할 수 있는 게 아닌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종북 논란의 중심에 선 이 의원은 지난 5월 사퇴 요구에 대해 “대선 프레임이 걸린 문제다. 내가 무너지면 줄줄이 다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강 위원장이 21일 전했다. 이는 이 의원 자신이 사퇴하면 진보당도 야권에서 역할을 못하게 되고, 대선에서 야권연대에 따른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없다는 으름장으로 해석된다.

한편 강 후보는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조만간 비례대표 부정 경선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의 2차 조사 결과가 발표된다”며 “발표 이후 (이·김 의원에 대해) 다시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 두 의원의 제명에 반대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