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4일 오전 7시28분 보도

LG전자가 원화 및 외화 회사채 발행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채권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18일 우리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결정하고 3000억원 규모의 원화 회사채 발행 작업에 착수했다. 작년 9월 19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 규모나 시점은 아직 유동적”이라며 “최적의 발행 시점을 잡기 위해 채권 시장 상황 등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스위스프랑 표시 외화채권 발행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크레디트스위스·바클레이즈·BNP파리바를 주관사로 선정한 LG전자는 스위스에서 투자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3억스위스프랑(약 36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라며 “최근 유럽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점이 변수”라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선 LG전자가 국내 및 해외에서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 이유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는 작년 12월 98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해 ‘풍부한 실탄’을 확보해 놓은 데다, 올 1분기 4480억원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영업 현금 흐름 상황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에서 설비투자를 뺀 LG전자 잉여현금흐름(FCF)은 2010년 -1조4150억원, 2011년 -220억원에서 올해 2조6980억원, 내년 1조9060억원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큰 금액이 소요되지 않는다”며 “기존에 알려져 있지 않은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나 인수·합병(M&A)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열/김석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