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3일 오후 5시41분 보도

강원도의 신용평가 점수가 국내 16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광역시와 전라북도 제주도도 하위권을 맴돌았으며 서울특별시가 1위를 차지했다. 동양증권이 16개 광역 자치단체의 2010년 자료를 토대로 재무 상황 및 경제 상황을 분석한 결과다.

○대구 전북 제주도 하위권

동양증권은 16개 광역 지자체의 신용평가 점수를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재무분석 40%, 경제분석을 60% 반영했다. 강원도는 10점 만점에 4.0점을 받아 가장 낮았다.

강원도는 경제분석 중 인구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항목에서 각각 최하점에 가까운 2점을 받았다. 인구 수는 지자체의 신용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생산에 투입하는 원가이면서 지방세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강원도 인구는 2000년 말 156만명에서 2010년 말 154만명으로 줄었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86%에서 2.45%로 낮아졌다.

안정성과 성장성 등 재무분석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총 수익 대비 자체 조달 수익 항목에서는 3점을, 경상수익 대비 차입부채 항목에서는 4점을 받아 재무분석 합산 평균이 4.8점에 그쳤다. 강원도의 총 수익 대비 자체 조달 수익은 25.3%에 불과하다. 자체적인 수익 기반이 취약하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다양한 행정 수요에 대응해 자유로운 재정 운영이 어려워진다. 경상수익 대비 차입부채는 61.9%에 이른다. 전체 평균인 56.7%를 웃도는 수치다.

강원도에 이어 대구광역시와 전라북도, 제주도의 신용평가 점수가 낮았다. 나란히 강원도보다 0.1점 높은 4.1점을 받아 간신히 꼴찌를 면했다. 대구광역시는 80%가 넘는 경상수익 대비 차입부채가 발목을 잡았다. 전라북도는 총 수익 대비 자체 조달 수익 비중이 19.3%에 그쳤다. 전체 평균에 비해 24.5%포인트 낮은 수치다. 제주도는 재무분석에서는 중간값 이상의 점수를 받았지만 인구가 적고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자체 부채 관리 필요

신용평가 점수가 가장 높은 지자체는 서울특별시와 경기도였다.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인구와 GDP 비중 항목에서 만점을 받아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은 재무 안정성 부문을 보완했다. 이어 경상남도와 울산광역시, 경상북도가 나란히 5.1점을 받아 공동 3위에 올랐다. 전반적으로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는 하락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적으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능력이 나빠진 상태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세수 기반이 약해졌다. 수요를 늘리기 위해 재정 지출을 확대해 채무는 증가했다.

최종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인구 증가와 GDP 증가율 등 경제분석 항목은 국가 경제와 직결되는 것이어서 지자체가 지표를 개선하거나 노력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신용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리한 사업을 줄이고 부채 관리에 나서는 등 자구 노력으로 재무분석 항목에서 점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지자체에 대한 신용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방 공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신용평가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