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인 이미지의 강남 삼성맨들이 갑갑한 재킷을 벗어던진다. 에어컨 등으로 전력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철을 맞아 범국가적인 절전 활동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30일 삼성은 임직원들이 절전을 생활화 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3S'(스마트 서버 세이브)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력수급이 어려운 6월에서 9월까지 회사는 물론 임직원 가정에서도 절전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목표 등을 정했다.

우선 서초사옥 임직원들에게는 내달 1일부터 상의재킷을 입지 않아도 된다는 방침을 내렸다. 이미 수원이나 기흥 등에 있는 지방 사업장에서는 하절기 재킷을 입지 않는 문화가 일상화됐지만 서초사옥은 여전히 셔츠에 재킷을 갖춰 입는 분위기였다.

삼성 관계자는 "여름철 넥타이를 풀고 재킷을 벗으면 체감온도가 2도 가량 낮아진다"며 "재킷 대신 옷 깃이 있는 셔츠나 반팔 티셔츠 등 간편한 복장을 입어 에어컨 사용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채나 여름 방석 등 냉방보조용품을 제공하고 구내식당에는 냉면, 콩국수 등 여름 특선메뉴를 확대할 예정이다.

전력 다소비형 사무기기의 사용을 절제학 업무상 불필요한 전력소비도 제한한다. 특히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에 PC, 모니터 코드를 빼고 주간에는 창측 조명을 소등, 자연채광만 이용할 예정이다.

생산 현장에서는 오후 2시에서 5시 전력 피크 시간 대에 의무 절전을 시행한다. 생산 이외 지역의 조명, 공조, 비가동 설비의 전원은 차단하고 노후설비는 저전력 고효율 설비로 교체하기로 했다. 다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연속가동이 불가피한 공장은 별도로 운영한다.

사무실에서는 가정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코드 빼기 등으로 전력 낭비요인을 제거하도록 했다. 이렇게 해 생산현장에서는 5%, 회사 10%, 가정에서는 15%의 전력을 줄인다는 목표다.

임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빼 고(Go)', '끄 고(Go)', '걷 고(Go)'라는 '절전 고고고'(Go!Go!Go!) 캐치프레이즈를 선정해 홍보에도 적극 나선다. 이와 함께 각 관계사들에서는 '사내 절전왕 선발' '절전 아이디어 공모' 등 다양한 절전 이벤트를 개최한다. 임직원 가정에서 월간 전력사용량을 10% 이상 절감하면 문화상품권 등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정부는 하절기 전력수급 비상대책 기간을 예년보다 빠른 6월1일부터 9월21일까지로 정하고 전력 피크 수요 기업의 전력 사용을 분산하는 한편, 쇼핑센트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절전대책을 실행하기로 했다. 또 지식경제부, 한전, 발전회사 등 전력당국의 전력수급 비상상황실을 운영, 전력공급을 점검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