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기요금 인상 예고에 절전 제품 문의 증가
백화점·마트 맞춤형 공략


정부가 전력난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론'을 거론하면서 소비 행태가 '초절전형'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올해 더위가 빨리 찾아온데다 전기요금 인상이 예고되자 에어컨, 전구 등 절전형 제품의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발 빠른 대응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모 가전업체가 스포츠 스타를 내세워 시판하는 절전 에어컨은 유사한 사양의 일반 제품보다 20% 이상 비싸지만 주문량은 더 많다.

이 에어컨은 해당 가전업체의 매장에서 판매량의 50%를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빠듯한 생활비로 전기료에 민감한 주부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냉방 효과를 극대화하고 에너지 절약에도 도움을 주는 공기 순환기 제품을 찾는 고객도 부쩍 늘었다.

지난 1∼11일 10만원 안팎의 가격대인 주거 공간용 공기 순환기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땀 배출과 통풍이 잘 되는 마 소재의 여름철 홑이불이나 시원한 소재의 셔츠 등 의류, 침구 상품군의 판매도 늘어나 냉방비 절감을 위한 소비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백화점에는 최근 초절전 기능을 갖춘 제습기의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띈다.

에어컨보다 소비전력은 적으면서도 습도를 낮춰 냉방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롯데마트는 국내의 한 중소기업이 만든 '14엽 선풍기', 즉 14개의 날개가 달린 선풍기를 내놨다.

직류 모터를 사용해 전기요금을 최대 60% 절감하는 장점이 있다.

롯데마트는 '대기 모드' 절전 기능을 갖춘 전기밥솥도 주부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밥솥은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일정 온도를 유지하면서 전원을 차단해 소비 전력을 줄인다.

이마트는 나무(천연펄프)에서 추출한 친환경 자연 섬유, 즉 '풍기 인견'을 사용한 이른바 '에어컨 이불'의 수요가 올여름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북 영주시의 특산품인 풍기 인견을 사용한 이 제품은 에어컨을 가동하고 덮었을 때 체온을 다소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올해 실내 냉방 온도 26도 규제에 따라 미니 선풍기의 사무실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형마트의 인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가격은 백열전구보다 비싸지만 에너지를 더욱 절약할 수 있고 수명도 오래가는 LED 전구나 스탠드 등의 수요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 한국패션협회는 여름철 에너지 절약형 패션 상품인 '휘들옷(Whidrott)'을 상품화해 이달 말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기업들에 간편 복장 차림의 근무가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시도 6∼8월을 '슈퍼 쿨비즈' 기간으로 지정해 쿨비즈 복장을 의무화하고 민원부서 외에 반바지와 샌들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처럼 전력난 속에서 다양한 에너지 절약형 상품이 출시되고 관공서와 기업 등에 쿨비즈 문화가 확산하면서 절전형 소비 행태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