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압박 동참 요구' 메시지 해석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2일 "(중국과) 대화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이슈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외교 당국자들과 만난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이날 밤 숙소인 웨스틴 호텔에서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것은 중국과 미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비핵화에 근본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푸잉(傅瑩)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고 카운터파트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와 만찬까지 이어진 회담을 했다면서 이날 대화가 매우 "솔직하고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중국은 북한과 정치적, 경제적으로 유대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핵심적(key) 국가이며 6자회담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플레이어"라며 "그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내가 베이징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날 대화에서 중국 내 탈북자 문제를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스 특별대표가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북한 제재 문제를 논의했다고 언급한 것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국제 사회의 행동에 중국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압박성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북한 제재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 변화가 느껴졌느냐는 질문에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외교적 대화는 기밀이므로 나는 (중국과) 대화가 계속되야 한다는 것을 말할 수 있다"고 말해 미 중 간 한반도 문제 해법을 놓고 견해차가 여전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북한과 관련해 "현재 북한이 해야 할 일은 진정성을 보이면서 그들이 이행할 약속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미사일이 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국제사회는 미사일 발사가 오판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북한이 이날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제재 압박이 계속되면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내용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대응을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23일 일본 도쿄(東京)로 이동, 마쓰바라 진(松原仁) 국가공안위원장과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사무차관 등과 만나 양국 간 현안을 협의한 뒤 25일 귀국할 예정이다.

(베이징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