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위해 지어진 ‘선수촌 아파트’는 특수성과 상징성은 물론 입지여건이 양호해서 항상 수요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준공 이후에는 대부분 지역 랜드마크 주거단지가 됐다. 선수촌 아파트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나 기자들이 묵는 숙소로 쓰이다가 행사 이후에 계약자들에게 반환된다. 단지 내 부대시설은 물론 단지 조경, 내·외관 디자인 등도 우수한 편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부동산 침체기에도 이들 단지는 강보합세가 유지되고 있다. 서울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185㎡형의 시세는 16억5000만~18억원으로 인근 우성아파트 175㎡형보다 5억원 이상 비싸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도 인근 다른 단지보다 2000만~3000만원 비싸다. 잠실동 A공인 대표는 “선수촌 아파트는 인근 다른 단지보다 조경과 내부 설계 등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어서 찾는 사람들이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지방에서도 선수촌 아파트는 귀한 대접을 받는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선수들의 숙소로 활용된 해운대 ‘주공아시아 선수촌’ 아파트는 2000년 3.3㎡당 분양가 330만~39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80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004년 대구 유니버시아드의 선수촌이었던 동변동 ‘유니버시아드선수촌 1·2단지’의 3.3㎡당 매매 가격은 544만원으로 대구 북구 3.3㎡당 매매가보다 20만원 이상 높다.

가장 최근인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과 미디어촌으로 활용된 대구 율하2지구 ‘세계육상선수촌’ 아파트도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전용 74~84㎡ 중소형으로 구성된 2단지의 경우 3.3㎡당 분양가는 570만원대였지만 현재는 60만원 이상 높은 630만원에 팔린다. 전용 101~165㎡ 1단지 역시 최근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3.3㎡당 분양가(590만원)보다 40만원 이상 비싸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일반 아파트와 차별화된 선수촌 아파트는 상징성과 희소성 측면에서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