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90분대…차세대 고속열차 '해무-430X' 첫 공개
지난 16일 오후 4시30분 경남 창원중앙역. 최고 시속 430㎞의 차세대 국산 고속열차 ‘해무(HEMU)-430X’가 플랫폼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해무-430X’는 얼음을 가르는 봅슬레이처럼 날렵한 모습이었다.

이 고속열차가 2017년 운행에 들어가면 전국은 ‘제2의 고속전철 시대’를 열게 된다. 최고 시속 330㎞인 KTX와 KTX-산천의 경우 서울~부산 주파시간이 2시간20분대지만 ‘해무-430X’는 1시간30분대에 가능해진다. 50분이나 단축된다.

해무(HEMU)-430X는 동력분산식 차량의 영어 약자(High-speed Electric Multiple Unit 430㎞/h eXperiment)다. 바다 안개인 해무(海霧)처럼 미래를 기다리는 상서로운 의미 를 갖고 있다. 이 열차 개발로 우리나라는 프랑스(575㎞/h), 중국(486㎞/h), 일본(443㎞/h)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빠른 고속철도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객실로 들어서니 KTX와 KTX-산천과는 다른 실내 배치가 눈에 띄었다. 앞좌석 뒤편에 열차운행 정보, 도착역 알림, 승무원 원격 호출 서비스가 가능한 LCD액정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다. 좌석 밑은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220V 콘센트가 장착돼 있었다. 온도와 환기도 자동으로 조절됐다. 화장실에는 스마트센서가 달려 승객의 위급상황을 승무원에게 알려줄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개선해야 점도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주행 때 소음 줄이기가 기존의 KTX-산천에 비해 나아진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KTX-산천에 비해 5가량 소음을 줄였다고 설명했지만 시범 탑승객의 상당수는 오히려 소음이 더 심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진동도 적지않아 승차감도 다소 떨어졌다.

이날 시승행사는 창원중앙역에서 진영역을 왕복하는 28.2㎞ 구간이어서 속도감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고속열차 전용선로가 아닌 일반선로에서의 시험운행이어서 시속 300㎞ 이상의 고속을 체험할 수 없어 아쉬웠다.

해무-430X는 2007년부터 5년간 총 931억원이 투입돼 완성된 순수 국산 고속열차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현대로템 등 50여개 기관이 개발에 참여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300㎞까지 233초에 도달할 수 있어 KTX나 KTX-산천보다 120초 정도 단축됐다.

코레일은 오는 10월께 최고 속도 시속 430㎞를 시험할 예정이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2015년까지 10만㎞ 주행시험도 하게 된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