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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바다위 고독한 사업 '원양어업'이 진짜 식품 戰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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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투데이

    수산·축산·식품·유통 '4대축' 수직계열화
    사조씨푸드 내달 상장…"후계자? 아직은… "

    “폭 8m, 길이 28m 참치잡이 배에 선원 24명이 타고 1년이나 1년 반 동안 바다 위를 떠돌아다니는 고독한 사업이 바로 원양수산업입니다. 어획량 쿼터를 확보하기 위해 남빙양이나 모리셔스 해역 바다 밑 700m를 샅샅이 뒤지고 다니기도 하죠.”

    서울 충정로 사조그룹 사옥에서 지난 15일 만난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63·사진)은 “수산업자야말로 목숨을 걸고 식량자원 확보에 나선 전사나 다름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 회장은 “원양에서 참치를 건져 올릴 때는 지지대에 밧줄을 묶고 작업할 정도로 위험하다”며 “위험한 만큼 큰 이익을 낼 수 있어 경영 측면에선 괜찮은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1970년대 200여개에 달했던 국내 원양 수산업체 중 지금도 제대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단 3곳(동원, 사조, 신라교역)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5년간 이 사업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자긍심’ 때문이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사조그룹은 300여척의 국내 원양어선 중 가장 많은 90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5대양에서 참치 명태 가다랑어 등을 잡아올리고 있다.

    ◆일본 마로아 벤치마킹

    주 회장은 “역사적으로 보면 바다를 제패하는 나라가 세계를 제패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석유 같은 부존자원에는 목을 매달지만 수산자원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참치 같은 회유성 어류는 유엔에서 직접 관장할 정도로 생산규제가 엄격해 쿼터를 따놓는 일이 생명줄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모리셔스 해역에 도미잡이 배 3척을 내보내 조업하는 것도 과거의 생산기록을 바탕으로 쿼터를 정하는 유엔의 관행에 맞춰 수산자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란 설명이다.

    주 회장은 우리나라 원양어업의 초기 숨은 얘기들을 소상하게 들려줬다. “고려서적을 창업한 고 이학수 회장이 고 박정희 대통령과 대구사범학교 동기동창이었어요. 박 전 대통령의 권유로 1957년 이 회장이 고려원양을 세운 게 우리나라 원양어업의 출발점입니다. 이때 이 회장과 친했던 출판업자 15명이 거의 같은 시기에 수산업에 뛰어들었죠. 문성당출판사를 경영하던 부친도 이 무렵 수산업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씨푸드는 내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주 회장은 “수산회사로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조심스런 마음”이라며 “문화·연예 사업을 하는 회사들이 증시에서 각광받는 데 비하면 1차산업과 제조업에 종사하는 회사들은 억울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조씨푸드 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대외적인 공신력을 얻기 위한 노력의 하나란 얘기다. 사조씨푸드의 주력사업은 수산물 가공과 수출, 국내 유통 등이다. 사조산업이 잡은 참치 등 수산물을 가공해 국내 외식업소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808억원에 영업이익 280억원을 거뒀다.

    주 회장은 사조그룹이 벤치마킹할 대상으로 계열사만 100여개인 일본 수산업체 마로아(매출 15조원)를 꼽았다. 그는 “그룹을 수산, 축산, 식품, 유통 등 4가지를 축으로 수직계열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34년 만에 외형 1000배로

    2남3녀 중 장남인 주 회장은 1977년 부친의 건강 악화로 갑자기 가업을 승계하게 됐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원 정치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직후였다. 그해 매출은 21억원이었다. 그랬던 사조의 매출은 지난해 2조1560억원을 달성, 34년 만에 외형을 1000배로 키워냈다.

    주 회장은 그 원동력을 ‘열정, 도전, 신뢰’라는 세 단어로 요약했다. 그는 요즘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독서 외에는 별다른 취미도, 정기적으로 하는 운동도 없다.

    후계구도를 묻는 질문에 주 회장은 “아직은 생각해본 적이 없는 미래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때가 되면 두 아들에 대한 경영능력 검증이 끝난 다음에야 검토해볼 수 있는 문제란 설명이다.

    35세인 장남 지홍씨는 사조대림에서 기획부장을 맡아 경영수업을 받고 있으며, 31세인 차남 제홍씨는 미국에서 유학 중이다.

    주 회장은 1949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경북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한양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을 비롯해 러시아 이스터스테이트대에서 명예 경제학박사, 부경대에서 명예 수산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무역협회 부회장과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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