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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시력과 바깥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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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김태희의 안경 쓴 얼굴이 화제다. 인터넷에 뜬 여고 시절 모습인데 ‘그래도 예쁘다’도 있지만 ‘2% 부족하다’가 대세다. 유재석은 거꾸로 안경을 쓴 게 한결 낫다고 한다. 미국드라마 ‘CSI 마이애미’의 호라시오 케인 반장은 선글라스가 트레이드마크다.

    아이들의 우상이란 뽀로로도 안경잡이다. 펭귄인 뽀로로의 날고 싶은 꿈을 나타내는 조종사용 고글이라지만, 보이는 건 안경이다. 덕분에 ‘뽀로로’ 선글라스와 안경이 종래 아동용 아이웨어 시장을 주름잡던 ‘헬로 키티’를 따라잡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인상이나 포부에 상관 없이 국내 초·중·고엔 안경잡이 투성이다. 초등학생만 해도 1970년대에 8~15%가량이던 근시 비율이 1980년대엔 23%, 1990년대엔 38%, 2000년대엔 46.2%로 늘었다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 중고생은 더 심해서 2010년 서울 지역 고1의 76%가 근시로 나타났다.

    시력 악화엔 유전적 요인이 거의 없다고 하는 만큼 숱한 안경잡이는 죄다 생활습관이나 환경 때문에 생겼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11월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스틴 셔윈 교수와 안토니 카와자 교수는 바깥놀이 부족이 근시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8건의 연구자료를 통합 분석했더니 근시 어린이는 정상이나 원시 어린이보다 야외 활동시간이 1주당 평균 3.7시간 적더란 것이다. 야외활동 시간이 1주당 한 시간 증가할 때마다 근시 위험이 2% 낮아진다고도 밝혔다. 이안 모건 호주 국립대 교수 또한 최근 아시아 청소년에 근시가 많은 건 공부 부담과 햇빛 부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루 두세 시간씩 햇빛을 쐬면 도파민 수치가 높아져 근시를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도 근시는 병적 근시(악성 근시)일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방치하면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황반변성, 녹내장, 백내장의 발생 확률을 올린다고 한다. 고도 근시는 망막 박리 위험을 정시나 원시보다 7~8배, 백내장 위험은 2.8~5.5배 높인다는 것이다.

    영국은 20~30%인 청소년 근시 비율을 놓고도 과거보다 급증했다며 원인을 분석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데 우리는 70~80%에 달하는데도 개인과 정부 모두 안경 쓰면 된다는 식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매년 1만3000명이 시력을 잃는다는 사실의 심각성도 아랑곳 않는다.

    유목민족이던 몽골인의 시력은 5.0에서 8.0까지 나온다고 한다. 바깥놀이를 하면 시력은 물론 체력과 협상력, 행복감도 증진된다는 게 통설이다. 눈도 눈이요, OECD 국가 중 꼴찌라는 어린이의 행복감 증진을 위해서도 아이들을 밖에서 뛰놀게 할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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