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친숙한 구호인 "분발해, 준비됐어"(fired up, ready to go)와 '희망과 변화'(hope and change)를 내세우며 재선 성공을 위한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경합주)인 오하이오와 버지니아주(州)를 첫 유세지로 선택한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비판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에게 최대의 적은 아직 동력을 얻지 못하고 고전을 거듭하는 '경제'가 될 것이라고 6일자 워싱턴 포스트(WP)는 지적했다.

많은 유권자들이 경기침체가 완전히 끝났다고 확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선 고지를 향한 오바마의 출정식 날짜는 우연히 실업률이 3월 8.2%에서 4월 8.1%로 고작 0.1%포인트 떨어졌다는 노동부 발표 다음날이다.

민주당원들에게는 오바마의 대선 패배를 우려할 정도로 나쁜 수치도 아니고 그의 승리를 낙관할 정도로 좋은 수치도 아니다.

11월6일 대선까지 6개월간 이런 경제 통계치는 오바마와 롬니 양측에 선거의 향방을 가르는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연설에서 "롬니는 자신과 같은 사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부유한 투자자들이 돈을 벌면 나머지 국민은 자동적으로 번영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면서 롬니가 과거에 '기업도 국민'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기업은 국민이 아니며, 국민이 국민"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감세, 의료보장, 교육, 에너지, 기후변화, 여권 신장, 아프간 전쟁 종료 계획 등 여러 분야에서 공화당 정책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려 애썼다.

오바마는 "앞으로 4년을 뒤로 가는데 허비해서는 안된다.

지금 후퇴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현안들도 오바마와 롬니 양측에 논쟁 거리가 되겠지만, 미국이 만족할 정도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느냐는 게 많은 유권자의 첫번째 질문이라고 WP는 지적했다.

만약 유권자들이 그렇지 않다고 결론 내린다면 두번째로 오바마 대통령이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미국을 이끌 비전과 리더십을 갖췄는지 따질 것이다.

WP는 오바마가 호감도에서 롬니를 앞서고 롬니에 대한 공격의 틀도 잘 갖춰져 있음에도 그와 그가 전하는 메시지에서 빠진 것은 '현재'라고 꼬집었다.

오바마가 과거로 회귀하는 것과 미래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많이 하지만, 현재에 관한 언급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가 바로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왜 원하는 만큼 빨리 회복되지 않는지, 더 빠른 성장에 실질적인 장애는 무엇인지, 이를 개선하고자 정확하게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오바마에게 필요한 것은 실제 호전되는 경제 지표와 그가 이를 달성할 의제와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유권자들의 믿음이라고 WP는 결론 지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