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2일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을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피신시킨 데 대해 미국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 대변인은 천광청의 미국 대사관 피신을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으로 간주하는지와 미국 측에 사과를 요구했는지 묻는 기자 질문에 “미국 대사관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중국 공민 천광청을 대사관 안으로 데려간 데 대해 중국은 강한 불만을 느낀다”며 “미국의 방식은 중국의 내정을 간섭한 것으로 중국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미국 측에 사과와 함께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관련 책임자들을 처리하고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증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답변을 거부했다.

천 변호사는 이날 그동안 피신해 있던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을 떠나 베이징에 있는 차오양(朝陽)병원에 입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천 변호사는 치료를 받은 후 망명을 요청하지 않고 중국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천 변호사는 이날 오후 3시께(한국시간 오후 4시) 게리 로크 주중 미국대사와 함께 차를 타고 대사관을 나왔으며 병원에는 커트 캠벨 국무부 차관보, 헤럴드 코 국무부 법률자문관 등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천 변호사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러나 천 변호사는 미국 망명을 요청하지 않았으며 중국 정부로부터 정상적인 시민으로 대우받는다는 보장을 받은 후 중국에 남기로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천 변호사가 대학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