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너와 나를 넘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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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격과 너의 인격은 같다"…공동체 수준 결정하는 '집단인격'
이은경 <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eklee89@hanmail.net >
이은경 <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eklee89@hanmail.net >
얼마 전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생애를 다룬 영화를 봤다. 나치정권의 한계 상황 속에서 히틀러를 제거하는 암살음모에 가담했다가 교수형으로 생을 마친 당대의 천재 이야기다. 당시 나치정권의 행동이 합법적으로 정당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하고, 그들에 의해 희생당한 사람들을 돌보고, 단순히 수레바퀴에 깔린 희생자들을 돌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수레바퀴 그 자체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행동에 옮기는 대가로 목숨을 내놓았다. 참으로 용감하고 과감한 지성인이다.
그는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하고 정의를 형성하고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분담하는 일을 사회윤리학적으로 설명하면서 ‘집단인격’을 강조했다. 그리고 선과 악의 구분에서 세상과 나를 분리하는 ‘두 영역의 사고’를 반대했다. 나의 인격 형성은 너의 존재를 벗어나는 영역에서는 전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공동체는 개별인격이 모여서 존재하는 ‘집단인격’인데, 이 집단인격은 개별인격의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개인을 넘어서는, 그렇지만 각 개인과 맺는 인격적인 상관성 없이는 이해할 수 없는 하나의 개별적인 집단인격이라는 것이다.
나의 인격이 너의 인격과 하나라는 것. 나의 삶을 사회적 역사적 공동체의 삶 속에서 그 책임을 묻는다는 것. 오늘날에는 조금 생소한 개념이다. 개인주의, 자유주의, 다원주의 시대상 속에서 이 집단인격의 개념이 어떻게 효용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반합(正反合)의 시대상 도래, 특히 지금의 한반도처럼 꼭 풀어야 할 숙제(평화 정착과 통일)가 남아 있는 상황, 국가의 위기관리에 관하여 새로운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일본, 세계의 패권시장에서 아젠다를 확보해야 하는 중국, 이들 모두 새로운 공동체주의로 비상하기 위해서는 ‘집단인격’을 다시 화두로 삼을 시대가 도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그 방향 설정은 물론 방법과 절차에 있어서도 공동선의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아니 더 적극적으로 선점해야 한다.
과연 나의 윤리적 삶의 실천을 뛰어넘는, 이 공동선의 합의를 도출하는 실천적인 제안은 무엇일까. 얼마 전 “당신의 꿈을 이루려면, 당신 앞사람의 꿈을 이루어 주십시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나의 실천적 제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독 경쟁이 치열하고 존재의 의미보다는 ‘성공’과 ‘성취’에 내몰려 허겁지겁 생존하는 우리들에게 이제는 조금 더 성숙한 집단인격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국의 패러다임을 바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집단인격의 형성. 이런 역할을 위임받은 사회 지도층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이은경 <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eklee89@hanmail.net >
그는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하고 정의를 형성하고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분담하는 일을 사회윤리학적으로 설명하면서 ‘집단인격’을 강조했다. 그리고 선과 악의 구분에서 세상과 나를 분리하는 ‘두 영역의 사고’를 반대했다. 나의 인격 형성은 너의 존재를 벗어나는 영역에서는 전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공동체는 개별인격이 모여서 존재하는 ‘집단인격’인데, 이 집단인격은 개별인격의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개인을 넘어서는, 그렇지만 각 개인과 맺는 인격적인 상관성 없이는 이해할 수 없는 하나의 개별적인 집단인격이라는 것이다.
나의 인격이 너의 인격과 하나라는 것. 나의 삶을 사회적 역사적 공동체의 삶 속에서 그 책임을 묻는다는 것. 오늘날에는 조금 생소한 개념이다. 개인주의, 자유주의, 다원주의 시대상 속에서 이 집단인격의 개념이 어떻게 효용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반합(正反合)의 시대상 도래, 특히 지금의 한반도처럼 꼭 풀어야 할 숙제(평화 정착과 통일)가 남아 있는 상황, 국가의 위기관리에 관하여 새로운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일본, 세계의 패권시장에서 아젠다를 확보해야 하는 중국, 이들 모두 새로운 공동체주의로 비상하기 위해서는 ‘집단인격’을 다시 화두로 삼을 시대가 도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그 방향 설정은 물론 방법과 절차에 있어서도 공동선의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아니 더 적극적으로 선점해야 한다.
과연 나의 윤리적 삶의 실천을 뛰어넘는, 이 공동선의 합의를 도출하는 실천적인 제안은 무엇일까. 얼마 전 “당신의 꿈을 이루려면, 당신 앞사람의 꿈을 이루어 주십시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나의 실천적 제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독 경쟁이 치열하고 존재의 의미보다는 ‘성공’과 ‘성취’에 내몰려 허겁지겁 생존하는 우리들에게 이제는 조금 더 성숙한 집단인격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국의 패러다임을 바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집단인격의 형성. 이런 역할을 위임받은 사회 지도층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이은경 <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eklee89@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