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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펀드의 '그룹화'…투자관행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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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아폴로·KSL, 경쟁하며 인수가 올려

    워터파크 회사 공개입찰…57% 높은 가격 지불
    자회사와 시너지 기대
    국내 최대 MBK파트너스'기업집단' 지정될 뻔

    저평가된 기업 지분을 사들여 가치를 높인 뒤 비싸게 되파는 사모펀드의 세계. 이 세계에선 펀드들끼리 공개 경쟁입찰에 참여해 인수전을 벌이는 일은 극히 드물다. 큰 규모의 딜을 위해 서로 힘을 합쳐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쟁 과정에서 인수 가격이 크게 올라가는 입찰경쟁을 펀드 투자자들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사모펀드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세계적 사모펀드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그레이트울프리조트라는 워터파크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또 다른 사모펀드인 KSL캐피털파트너스와 치열한 인수전을 벌인 것.

    이 인수전은 지난 20일 아폴로의 승리로 끝났지만 아폴로는 처음 제시한 금액보다 57% 높은 2억6200만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게 됐다. 5억달러가 넘는 빚도 함께 인수한다.

    사모펀드 전문 컨설턴트인 앤드루 톰슨은 “사모펀드들은 투자자에게 딜에 대한 독점적인 정보를 미리 입수한 뒤 낮은 가격에 인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며 “공개 입찰은 그들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는 전략적 투자자?

    아폴로와 KSL이 업계의 관행을 깨고 ‘제살 깎아먹기식’ 인수전을 벌인 건 두 회사 모두 여러 개의 레저업체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그레이트울프리조트를 사들여 이미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아폴로는 유람선 회사인 노르웨지안크루즈라인, 유명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인 아메리칸아이돌, 보석·액세서리 회사인 클래어스토어 등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출신들이 2005년 설립한 KSL도 캘리포니아에 있는 리조트 등 12개의 레저 관련 기업을 갖고 있다.

    이는 사모펀드들의 투자 관행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피인수기업의 자체 기업가치만 중시하던 사모펀드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와의 시너지 효과나 비용절감 등 전략적 요소를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펀드들이 전략적투자자(SI)와 비슷한 투자 형태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룹으로 진화하는 사모펀드

    사모펀드들이 특정 업종의 자회사를 여러 개 보유한 일종의 그룹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초 WPX에너지로부터 3억600만달러에 가스전을 사들인 KKR은 에너지그룹에 버금가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원개발회사인 삼손인베스트먼트를 72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지난달에는 미국 천연가스 2위 생산업체인 체서피크에너지와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동시에 많은 기업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특정 업종에 전문성을 갖고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있다. 지난해 말 파산보호를 신청한 아메리칸에어라인 모회사 AMR의 인수를 검토 중인 사모펀드 TPG는 항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투자자다. 과거 콘티넨털과 미드웨스트에어에도 투자했었다. 호주의 콴타스항공 인수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일본 엘피다반도체 인수도 추진 중인 TPG는 반도체 업체 투자 경험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될 뻔한 것도 사모펀드들이 그룹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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