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1분기 실적 개선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경기의 회복과 중국경기의 턴어라운드 기대까지 더해져 이러한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3월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53.4로 전달 52.4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며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ISM 제조업지수가 50을 넘으면 제조업 경기의 확장 국면에, 50을 밑돌면 위축 국면에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도 3월 제조업 부문 구매관리지수(PMI)가 전달 51.0보다 오른 53.1로 집계돼 중국경제가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최대 실적에도 탄력 둔화 예상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1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7% 수준으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7.2%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증권사들은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회사들의 실적은 별로라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5조8000억원을 내며 사상 최대치를 또 경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상승도 예상되지만 현재의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워 탄력은 둔화될 가능성이 많다.

반면 자동차주는 실적 대비 저가의 매력이 있다. 현대차, 기아차의 3월 미국 자동차 판매를 보면 월간 기준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GM의 3월 자동차 판매량이 작년에 비해 11.8% 증가했지만 기대치 20.6%에 미달했다. 포드는 5% 늘었지만 전망치 5.5%에는 근소하게 미치지 못했다. 크라이슬러의 3월 판매량은 무려 34.2% 급증하며 기대에 부응한 반면 일본 도요타는 시장 예상치인 22.1% 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15.4% 증가에 그쳤다.

현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도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106만대 이상으로 집계되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또 자동차업종의 시가총액이 작년 1분기 수준이어서 주가 상승여력 역시 충분하다. 새로운 주도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기에 자동차주들이 연일 상승하고 있는 배경이다. 국내 자동차주들이 글로벌 경쟁업체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것은 분명했지만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엔저를 바탕으로 경쟁력이 살아나는 것을 보면서 투자자들이 자동차주를 쉽게 매수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엔·달러 환율이 2월 초 달러당 76엔에서 3월 84엔을 고점으로 더 이상 엔저가 진행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자동차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는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보단 기아차 유망

현대차는 올해 이익을 8조7000억원 정도로 추정하는데 현재 시가총액은 5조6000억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6.5배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 지속적인 질적 성장에 따른 마진개선과 유럽의 i30, i40 등 i 시리즈, 러시아 쏠라리스, 인도의 이온 등 각 시장별 전략 신차 판매에 따른 글로벌 점유율 상승, 브릭스 시장의 생산기지 완성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기아차는 상반기 모멘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시장의 빠른 회복은 현대차보다 기아차에 더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작년 9월부터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생산된 K5는 올해 재고부족 해소로 연간 14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엔 신형 산타페가 출시된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모비스가 보유하던 조지아공장 지분 50%를 작년 말 인수했다. ‘K9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K9이 월 2000대 판매된다면 2012년 연간 2600억원의 영업이익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는 5월 출시 예정인 기아차 K9에서 현대차그룹 차종으로는 처음으로 자사개발 HBA, AVM, LED AFLS 등 각종 부품을 장착한다. 지난 1월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한 1조 2000억원의 부품공급 체결로 이미 올해 예상 수주량 50%를 달성해 올해 수주 계획을 크게 초과할 것이란 기대가 많다.

삼성전자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와 같은 자동차주에 관심을 가지고 중기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