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에서 무소속 돌풍이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4일 현재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후보들이 영호남 곳곳에서 지지율 1위로 올라서거나 선두 후보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여야 모두 영남과 호남 텃밭에서 5석 안팎을 무소속 후보에게 내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경북지역에서는 새누리당이 공천파동을 겪은 고령·성주·칠곡이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영남일보와 TBC가 지난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완영 새누리당 후보는 37%의 지지율로 석호익 무소속 후보(33.2%)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아직 잘 모르겠다’고 답한 18.1%의 부동층이 막판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부산진갑, 경남 거제 등도 새누리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 간 대혼전 지역으로 꼽힌다. 이날 발표된 방송3사의 여론조사 결과, 나성린 새누리당 후보는 27.4%의 지지율로 정근 무소속 후보(27%)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거제에서는 한국갤럽 한국리서치가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진성진 새누리당 후보와 김한표 무소속 후보의 지지율이 24.6%로 똑같이 나오는 초박빙 승부가 전개되고 있다. 야권 단일 후보인 김한주 진보신당 후보가 19.3%로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을 벌이고 있다.

경남 진주갑에서도 국제신문이 지난달 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박대출 새누리당 후보(28.5%)와 정영훈 민주통합당 후보(27.8%), 최구식 무소속 후보(20.6%) 간 치열한 3파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무소속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대구 중·남과 북갑, 문경·예천 등도 무소속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호남 30개 선거구 가운데 4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전남일보가 1,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광주 서갑에서 조영택 무소속 후보가 25.3%로 박혜자 민주당 후보(20.8%)에 박빙의 우위를 보였다. 박 후보는 무소속 정용화 후보(16.3%)와 송갑석 후보(16%)에게도 추격당하는 형국이다. 공천 배제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 나주·화순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인기 후보(35.7%)도 이날 방송3사 여론조사에서 배기운 민주당 후보(26.6%)에 앞섰다.

선거인단 모집과정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해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광주 동구에서는 무소속 양형일 후보(32%)가 박주선 후보(25.3%)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전북 정읍의 무소속 후보 당선 기록이 19대에 재연될지도 관심이다. 전북일보가 지난달 26, 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유성엽 무소속 후보(39.7%)가 장기철 민주당 후보(34.1%)에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이고 있다. 18대 총선에서는 호남 31개 선거구에서 무소속 출마자 6명이 당선됐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