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 전망치 하향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1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4월 전까지 실적 전망치 감소 기조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증시의 실적 모멘텀이 강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6일 <한경닷컴>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지난 2일 기준 1분기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실적 추정치가 있는 88개 12월 결산법인의 월간 실적 전망치 증감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해당기업들의 총 연결 순이익 전망치는 18조6782억원을 기록해 1월 말 집계한 19조806억원 대비 2.3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8월 급락장이 시작되기 전인 7월 말 당시 추정치(23조1071억원)과 비교하면 19.16%나 쪼그라든 수치다.

작년 하반기 급락장을 거치며 기업실적 전망치는 꾸준히 하향 조정됐다. 올 들어 증시가 반등했지만 월간 기준 실적 전망치 축소 기조는 여전했다. 지난 1월엔 연결 순이익 컨센서스가 19조806억원을 기록, 작년 하반기 내 유지됐던 20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2월에도 추가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이동통신사들의 마케팅비 증가 우려 등이 반영되면서 통신서비스 업종의 순이익 전망치가 1월 대비 13.47% 급감했다.

건설, 조선, 해운주들이 포진한 산업재 업종도 순이익 전망치가 1월 대비 6.24% 쪼그라들어 부진했다. 철강, 화학주들이 속한 소재 업종 역시 전망치가 6.08% 깎였다.

반면 정유주들이 주축이 된 에너지와 금융 업종의 경우 1분기 실적 전망치가 개선세를 보였다. 순이익 전망치가 각각 6.77%, 6.50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기술(IT)의 경우 비중이 큰 대장주 삼성전자 순이익 전망치가 0.58% 감소한 3조9393억원으로 집계, 업종 순이익 전망치 역시 1.19% 축소됐다.

또한 올 1분기 기업이익은 전망치 추이에 비춰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수 3곳 이상인 103개 12월 결산법인의 연결 순이익은 20조564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확정 순이익 대비 11.09%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선 추가적인 실적 하향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1분기 어닝시즌이 증시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전망치를 조정하는 프리어닝시즌이 통상 이달 20일 부근이란 점에서 추가적인 컨센서스 하향 조정 여지가 남아있다"며 "1분기 기업실적의 성장 모멘텀이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역시 "추가적인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증시의 실적 모멘텀은 강하지 않다고 본다"며 "다만 순이익이 직전 분기보다는 개선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