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기 동반진출 권하는 'SK 중국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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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윤종 中 한국상회 신임 회장…"내수공략 모델 짜야"
왕윤종 신임 중국 한국상회(商會) 회장(SK차이나 전무·사진)은 3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중국의 사업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이제 한국 기업이 혼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왕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제19대 한국상회 회장에 취임했다. 한국상회는 중국에서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최대 한인기업 단체로 7000여개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왕 회장은 학자에서 경영인으로 변신한 ‘박사 기업인’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거시경제 전문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다 2004년 SK로 옮겼다. SK경영경제연구소에서 연구활동에 전념하며 SK의 중국시장 공략에 자문을 해주는 연구담당 임원이었다.
2010년 8월부터 연구 업무를 총괄하면서 SK의 중국 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다. 작년부터 전략 기획업무까지 맡았다. 주변에서는 그가 이처럼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물이어서 한·중수교 20주년인 올해 한국상회를 무난히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왕 회장은 “한국상회는 앞으로 기술은 있지만 중국시장을 잘 알지 못하는 중소기업과 중국에 사업기반을 갖춘 대기업을 연결시켜 줌으로써 중국시장 공략에 효율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면 중국의 많은 지방정부들은 환경오염 방지기술을 가진 한국기업들의 진출을 원하고 있다”며 “지방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는 대기업들이 관련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과 동반 진출할 경우 훨씬 수월하게 일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국상회는 KOTRA, 중소기업연합회 등과 손잡고 중소기업 대상 사업설명회를 여는 등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그는 또 지방정부 투자유치 세미나 등을 통해 한국기업의 중국시장 공략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왕 회장은 “중국 정부의 관리능력 등으로 볼 때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기업이 중국을 생산기지가 아닌 소비시장으로 보는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으면 중국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업의 모델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가공무역의 생산기지로만 중국을 활용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중국 시장의 변화에 맞춰 내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사업모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올해 한국상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꼽았다. 왕 회장은 “한·중 FTA는 앞으로 한·중 관계 20년을 결정할 중대 사안”이라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FTA를 통해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한국상회가 고민하고 대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