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몰리니까" 슬그머니 올린 분양가
“평면이나 인테리어는 똑같은 것 같은데 분양가가 비싸졌네요.”

충남 조치원읍에 사는 김모씨(52)는 3월 초 일반분양하는 극동건설의 ‘세종시 웅진스타클래스 2차’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소감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김씨는 “아들 신혼집으로 사두려고 작년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데 분양가가 많이 올라 놀랐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아파트 분양이 1순위에서 대부분 마감되는 등 청약 열풍을 이어가자 분양가를 슬그머니 올리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극동건설은 4개월 만에 같은 평면·같은 평형인 아파트 분양가를 3.3㎡당 30만원가량 올렸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세종시 1-4 생활권 M4블록의 ‘세종시 웅진스타클래스 1차(732가구)’는 평균 분양가가 3.3㎡당 747만원이었다. 29일 분양을 시작한 같은 생활권 내 L2·3블록 ‘세종시 웅진스타클래스 2차(610가구)’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778만원으로 31만원 오른 것이다.

‘세종시 웅진스타클래스 1·2차’는 동일한 구역 내에 도로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다. 전용 59㎡형 아파트는 평면, 인테리어 등에서 큰 차이가 없다. 모두 2014년 10월 입주예정이다.

분양가 상승에 대해 극동건설 관계자는 “평면, 인테리어, 자재 등은 비슷하지만 토지·이자비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분양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분양가보다 청약률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세종시 분양가가 꾸준히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분양한 ‘웅진스타클래스 1차’에 3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은 상태라 건설사가 분양가를 올려도 사람들이 몰린다”며 “올해까지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세종시는 공급자 우위시장으로 당분간은 분양가가 오를 것”이라며 “청약 당첨자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그만큼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