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13,000 돌파…코스피 탄력 붙나
미국 다우지수가 28일(현지시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기준선인 13,000선을 돌파했다. 미 증시의 고공행진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우지수 13,000선 돌파

다우 13,000 돌파…코스피 탄력 붙나
다우지수는 지난 5거래일 동안 장중 13,000선을 넘나들다가 28일 0.18%(23.61포인트) 상승한 13,005.12에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의 13,000선 돌파는 2008년 5월 이후 3년9개월 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여름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미국 더블딥(경기 일시회복 후 재침체)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 공포가 대부분 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오른 가장 큰 이유는 호전되는 미국 경제지표다. 이날도 미국의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70.8로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를 북돋았다. 전월의 61.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인 데다 전문가 예상치인 63도 훌쩍 뛰어넘었다.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한다.

주택, 고용 등 실물지표도 나아지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안이 확정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통해 유럽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투자심리에 힘을 보탰다.

주요국 증시 회복은 더딘 편

미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대부분 국가는 유로존 붕괴 위기가 고조되기 직전인 작년 7월 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52개국 중 33개국(63.46%) 증시(28일 기준)가 작년 7월 수준을 밑돌고 있다. 작년 7월 말을 100이라고 할 때 한국은 93.40에 머물고 있다. 일본(98) 인도(97.25) 홍콩(95.87) 대만(92.08) 중국(91.23) 등도 당시보다 낮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경기가 좋은 나라 중 하나”라며 “최근엔 부동산 경기까지 회복 구간에 진입해 소비 심리 개선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출 위주 경제인 한국은 미국을 제외한 전반적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어 상대적인 상승률이 낮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기 회복이 관건

13,000선을 회복한 미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경우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은 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었는데 미 증시가 고점을 뚫고 올라가면 이런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코스피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다. 1990년 이후 평균 PER인 10배를 적용하면 2150선까지는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선진국이긴 하지만 미국의 PER은 12.7배다.

미국이 끌어주는 만큼 중국이 얼마나 밀어줄지가 추가 상승폭을 정하는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조 센터장은 “긴축 완화를 통해 중국 경기가 살아나야 주가도 탄력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뉴욕=유창재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