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ㆍ애리조나 경선 승리…샌토럼도 '선전'
3월6일 '슈퍼화요일' 총력전 전망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레이스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또다시 선두주자로 치고 나가는 모습이다.

이달초 콜로라도주와 미네소타주, 미주리주 경선에서 충격의 전패를 당한 뒤 메인주 코커스에 이어 28일(현지시간)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 경선 승리로 3연승을 달리면서 `대세론'의 가속페달을 밟은 것.

당초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 경선은 롬니 전 주지사가 여유있는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미시간주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데다 부친이 주지사를 지낸 곳이어서 `텃밭'으로 분류됐고, 애리조나주도 모르몬교도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어서 승리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진행된 애리조나주와는 달리 미시간주에서는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신승을 거뒀다.

이날 미시간주에서 패배할 경우 대세론에 상당한 타격을 받으면서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슈퍼화요일'의 승부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던 롬니 진영으로서는 다행히 체면을 지킨 셈이다.

이와 함께 최근 한때 샌토럼 전 의원에 10%포인트 격차로 뒤졌던 전국지지율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초반 `대세굳히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다소 때이른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갤럽이 지난 23~27일 전국의 성인 1천1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롬니 전 주지사는 31%의 지지율로, 샌토럼 전 의원(26%) 등에 여유있게 앞섰다.

또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승리로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참가할 대의원 40여명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다른 3명의 주자들과의 차이를 더 벌렸다.

애리조나주 경선은 `승자독식' 방식이며, 미시간주 경선은 득표율에 비례해 대의원이 배분된다.

그러나 공화당 경선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티파티(Tea Party)를 중심으로 한 보수진영에서 이른바 `롬니 본선 필패론'이 확산되고 있는 점은 롬니 전 주지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경선전이 정책대결이 아닌 주자들 사이의 감정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은 누가 후보가 되든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미시간주 경선에서도 롬니 전 주지사는 샌토럼 전 의원측이 `오픈 프라이머리'라는 점을 악용해 민주당원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선거운동을 했다며 `더러운 계략(dirty trick)'을 썼다고 비난했고, 샌토럼 전 의원은 롬니 전 의원이 `징징거린다'고 맞받아치는 등 날선 공방을 벌였다.

다음달 3일 워싱턴주 코커스가 예정돼 있으나 공화당 경선전을 지켜보는 미국 국민의 시선은 이제 `슈퍼화요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슈퍼화요일 승부에는 조지아주(76명), 오하이오주(66명), 테네시주(58명) 등 무려 437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다.

또 이들 지역은 공화당 내 보수세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이 많이 살고 있어 `중도' 성향이 강한 선두주자 롬니 전 주지사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전망돼 더욱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론 폴 하원의원이 이날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 경선을 사실상 포기하고 슈퍼화요일에 경선전이 펼쳐지는 조지아주와 버지니아주를 각각 찾은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됐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