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의 25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에 5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이 낮았던 것이 흥행의 배경으로 꼽힌다.

STX팬오션은 지난 27일부터 이틀 동안 BW 일반공모 청약을 받은 결과 5조3266억원이 몰렸다고 28일 밝혔다. 청약 경쟁률은 21.3 대 1을 기록했다.

이번 BW의 표면이자율은 연 3%, 만기이자율은 연 5%로 발행됐다. 이자는 3개월 단위로 투자자에게 지급된다. 업황 부진 등으로 신용위험 상존 우려가 있긴 하지만 STX팬오션의 신용등급이 A0인 점을 감안할 때 비교적 양호한 금리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BW의 워런트 행사가격은 6980원이다. 이사회 결의일(7일) 전날 종가(싱가포르 기준)에 10% 할인된 가격으로 워런트 행사가격을 정해야 한다는 싱가포르 상장 규정에 따라 결정된 금액이다. STX팬오션은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다. 워런트는 채권 발행일 이후 1개월 되는 날인 오는 4월2일부터 2015년 2월2일까지 행사할 수 있다. 워런트 행사가격은 이날 STX팬오션 종가(7410원) 대비 400원 이상 낮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가 높지 않을 때 BW를 발행하는 데다 해운 업황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며 “일반투자자들은 수익을 염두에 두고 청약에 나설 매력이 있었고 기관투자가들도 대차거래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차익거래를 노리고 청약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관의 자기자본투자(PI)팀, 증권투자팀, 메자닌펀드 등에서 이번 BW에 대해 관심이 매우 많았다”고 전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