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미디어는 국내 만화콘텐츠시장의 절대강자로 통한다. 국내에 유통되는 만화,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40년간 쌓인 콘텐츠는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이다. 하지만 협소한 국내 시장으로 인한 성장 한계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안현동 대원미디어 대표(62·사진)는 22일 “올해는 ‘우물안 개구리’로서 성장 한계를 깨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과 디지털 콘텐츠시장에 대한 공략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한껏 높아진 상태다. 올해 해외 매출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수익이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집계가 안 됐지만 매출은 450억원 안팎, 영업손실 38억원 정도로 판단된다. 예상보다는 선전했다. 지난해 초 투자자들에게 매출 350억원, 영업손실 8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애니메이션 3편이 동시 제작에 들어간 데다 무형 자산 상각에 따른 손실 처리도 컸다. 온라인 만화 플랫폼 구축에 따른 투자비용도 많았다.”

▶어떤 부문에서 손실을 커버했나.

“유희왕 카드와 연예인 스타컬렉션 카드 등이 효자 노릇을 했다. 특히 소녀시대 카드는 지난해 삼촌, 오빠 팬들이 대거 구매에 나서면서 매출 호조를 이끌었다. 지난해 이 부분에서 2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한류 스타들의 인기몰이가 계속되면서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시장 진출 성과는.

“그동안 많은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했지만 사실상 국내용이었다. 올해는 해외에서도 매출이 제대로 발생하기 시작한다. ‘곤’ ‘뚜바뚜바 눈보리’ ‘모지스’ 등 TV 애니메이션 3인방이 주인공이다. 곤의 경우 TV도쿄에서 4월 방영을 시작한 뒤 한국에서는 EBS를 통해 7월부터 방영된다. 일본에서 해외 마케팅을 맡아주기로 해 유럽지역 방영도 확정됐다. 곤의 해외 매출은 120억~150억원 정도로 전망된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경우 대박이 터져봐야 50억원 정도다. 해외 시장의 높은 부가가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애니메이션은 수익 실현까지 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근래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아이코닉스의 ‘뽀롱뽀롱 뽀로로’도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데 2년6개월이 걸렸다. 곤이나 눈보리는 그런 측면에서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구, 게임, TV 애니메이션 동시 제작에 들어갔다. 10월께 1차 방송분 대금을 받는 등 올해부터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대원미디어의 강점은 풍부한 콘텐츠에 있다. 일단 지난해 말 KT를 통해 3만권의 온라인 만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가 가진 콘텐츠는 17만여권에 달한다. MP3 음원도 초기에는 불법 다운로드가 많았지만 지금은 유료결제가 보편화됐듯 온라인 만화 유료결제시장도 이제 열린다고 본다. 우리는 4월부터 자체 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이다. 대원미디어가 가진 만화, 무협지, 애니메이션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캐릭터, 문구, 완구 등의 쇼핑몰도 갖춘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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