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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정치, 진정성 마케팅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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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성공은 소비자마음 얻은것
    사랑·정신적 신념 공유가 핵심
    진정성 담을때 유권자도 공감해

    나운봉 <경희대 교수·경영학 wbna@khu.ac.kr>
    [시론] 정치, 진정성 마케팅 펼쳐라
    요즘 정치 현실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라 할 정도로 극단의 혼돈상태다. 세계적 마케팅 대학자인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필립 코틀러 교수가 최근 내놓은 저서 《혼돈(Chaotics)》은 바로 이런 정치 혼돈의 시기에 답을 주고 있다.

    코틀러 교수는 혼돈의 시기에 기업이 살아 남으려면 단순히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수준이 아니라 그 소비자 마음의 핵심인, 소비자의 사랑과 정신적 신념에까지 도달(Reach consumer’s heart and soul)해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즉 혼돈의 시기에는 더욱 확실하게 소비자의 심리를 잡아야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 소비자들이 아이패드를 구입하기 위해 며칠을 판매점 앞에서 밤을 새우며 기다린다거나,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는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을 들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애플에 대한 마음이 바로 코틀러 교수가 말한 소비자 사랑과 정신적 신념이 만든 상황이다.

    한국의 정치 현실은 이런 점에서 사뭇 거리가 먼 듯하다. 최근 정치 상황은 그야말로 극심한 혼돈의 시기라 할 만한데, 과연 정치가들은 이런 혼돈의 시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하는 ‘유권자의 사랑과 정신적 신념’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기존의 정치란, 유권자의 권익을 대변한 듯한, 그렇지만 일방적인 정치성 구호를 새로 만들고, 다양한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 길거리에 내세워 유권자를 대신 만나게 하는 게 눈에 선하다. 또 치적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엮어 책자로 만들어 뿌리고, 요즘 한창인 블로그를 만들어 인터넷 마케팅을 펼치며, 시장 바닥을 돌며 최대한 많이 악수하는 모습을 쉽게 그려볼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기존의 관념적 생각을 떠올리며 유권자의 사랑과 정신적 신념이 생겨나길 바란다면 그야말로 그것은 연목구어에 불과한 것이다. 유권자의 진정한 사랑과 정신적 신념을 잡기 위해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심리를 파악하는 정치가가 돼야 한다. 그럴 때 진정하게 민심을 대변하는 정치를 구현할 수 있는 전략가로 태어날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 없이는 결코 사랑과 정신적 신념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사랑을 얻고 정신적 신념까지 얻기 위해서는 가장 인간적인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무엇이 이런 것을 유도할까. 그것은 새로운 구호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많이 홍보한다고 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그런 활동을 하기 전에 갖춰야 할 필수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정치인 스스로의 ‘진정성’이다. 이 같은 기본이 먼저 통해야 그 다음의 여러 활동들이 성립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최근 정치가들을 통해 보는 유권자의 해석은 진정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최근의 돈 봉투 사건 등은 유권자의 사랑과 정신적 신념에 다가서기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랑은 감정이다. 또 정신적 신념이란 자기와의 동질적 가치가 얼마나 많이 형성돼 있는지에 관한 공감인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구호적인 요소나 행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아님은 물론이다. 유권자들의 마음 속에서 우러나올 수 있도록, 감정이입이 될 수 있는 기본적인 진정성이 포함될 때 가능한 것이다. 세계 IT업계의 최강자로 우뚝 선 애플이 하루아침에 미국민의 사랑과 정신적 신념을 얻은 것이 아님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가슴 속에 아물아물 피어나는 진정한 감정이며 신념이다. 혼돈의 상황이 이어지는 요즘 정치 현실에서는 무엇보다 유권자 중심의 진정성이 기본적인 바탕을 이뤄야 하며 그것이 가능할 때 유권자들은 나의 권리를 대변해줄 대리인과 사랑에 빠지고 정신적 신념을 나눌 것이다.

    나운봉 < 경희대 교수·경영학 wbna@kh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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