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는 中 최고 간신"…'오른팔' 왕리쥔, 목숨 건 폭로
왕리쥔 충칭시 부시장이 보시라이 충칭시 서기를 ‘최대 간신’이라며 공격한 서신이 9일 공개됐다. 자신의 ‘오른팔’격인 왕 부시장의 원색적인 공격에 보 서기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됐다.

이날 반체제 사이트인 보쉰닷컴은 지난 3일 작성된 왕 부시장의 편지를 보도했다. ‘전 세계에 보내는 공개 서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왕 부시장은 “세상 사람들이 이 서신을 볼 때쯤이면 나는 이미 존재하지 않거나 자유를 빼앗겼을 것”이라고 썼다.

왕 부시장은 “나는 보 서기가 공산당 내에서 최대 군자인 양 행세하는것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며 “이런 간신이 권력을 잡는다면 이는 중국의 미래에 최대 불행이자 민족의 재난”이라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울러 “보 서기가 공산당을 찬양하고 범죄를 소탕한 것은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려고 벌인 술수에 불과하다”며 “이는 보시라이가 벌인 한편의 ‘문화대혁명’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보 서기는 자신을 따르고 충성하면 잘 나가게 했지만 반대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각종 수단을 써 부하를 핍박하고 내쳤다”고 강조했다.

왕 부시장은 최근 충칭시 공안국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보 서기의 전횡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보 서기가 전제적이고 독단적인 리더십을 보였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편지에서 “나는 인민을 이해 복무하고 피땀을 흘리고 싶지, 보 서기와 같은 사람 아래서 눈물을 흘리고 탄식하며 살고 싶지 않다”고 적었다.

왕 부시장은 말단 공안 직원에서 출발해 충칭시 공안국장 겸 부시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공안국장 취임 직후 보 서기의 수족이 돼 조직 폭력배와 일대 전쟁을 벌여 ‘치안 영웅’으로 부상했고, 이 덕에 보 서기는 차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돼왔다. 왕 부시장은 지난 2일 공안국장직에서 물러난 뒤 병가를 내고 자취를 감춰 한때 미국망명설이 돌기도 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