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R&B風에 쓸쓸한 감정 이입…10년 후 생각하며 노래해요"
“10년 동안 앨범을 만들어왔지만 이번 앨범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가장 자신있는 앨범이기도 해요.”

1년 반 만에 새 미니앨범을 들고 찾아온 가수 세븐(28·사진)의 표정에는 자신감과 여유가 묻어났다. ‘빅 히트’를 어느 정도 예감했기 때문일까. 새 앨범 타이틀곡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주요 음원차트를 석권했고 미국 아이튠즈 R&B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지난 1일 서울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에서 세븐을 만났다. 어느새 10년차 가수가 된 그에게서 앳된 모습은 사라지고 남자의 향기가 풍겼다.

“원래 제 노래를 많이 안 듣는 편인데 이번 앨범은 녹음하고 나서 오래 들었고, 지금도 듣고 있어요. R&B풍이라 좀 더 오래 들을 수 있는 것 같아요. 팬들도 오랫동안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세븐의 이번 앨범은 대형기획사 YG와 JYP의 첫 공동작업으로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인기 정상의 가수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서 느끼는 쓸쓸함을 노래한 곡으로 JYP의 박진영 프로듀서가 작곡했다.

“원래 진영이 형과 친분이 있었는데 몇 년 전부터 곡 작업을 함께 해보자는 말만 하다가 작년 말에 실질적으로 진행을 했죠.”

이 곡은 깊은 여운이 남는 멜로디와 진심 어린 노랫말에 박진영의 세련된 프로듀싱과 세븐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조화를 이루며 크게 호평받고 있다. “제가 가장 진심으로 표현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만약 인기가 떨어지면 어떨지를 상상하면서 불렀어요.”

곡을 녹음한 시간은 1시간밖에 안된다고 했다. “진영이 형이 이 노래는 절대 끊어가면 안 되는 노래라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5~6번을 불렀어요. 노래를 좀 못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시더군요. 테크닉보다 감정 표현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면서요.”

뮤직비디오에는 빅뱅의 지드래곤이 카메오로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새 앨범에는 YG의 음악 프로듀서 테디와 빅뱅의 태양이 함께 만든 곡 ‘섬바디 엘스(SOMEBODY ELSE)’ 등 총 6곡이 담겼다. “1년 동안 앨범을 준비하면서 정말 아끼는 노래만 넣었어요. 작곡 작사는 안했지만 선곡부터 녹음, 믹싱, 앨범 재킷, 뮤직비디오까지 전체적인 프로듀싱에 참여했죠. 가장 많이 참여한 앨범이라 더욱 애착이 가요.”

2003년 ‘와줘’를 발표하며 데뷔한 세븐은 꽃미남 외모에 바퀴가 달린 힐리스 슈즈를 신고 등장해 큰 사랑을 받았다. 그동안 미국 일본 등 해외 활동을 거쳐 어느덧 YG의 고참이 됐다.

그는 “10년 후에도 지금보다 더 멋있어질 거란 확신이 있다”며 “지금보다 춤과 노래에 발전이 없다면 앨범을 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팬들에게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없는데 앨범을 내는 것은 팬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세븐은 오는 5일 SBS TV ‘인기가요’를 통해 컴백 무대를 선보인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