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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한국사회 비겁해지고 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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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잣대 마녀사냥 집단 히스테리에 내 탓 아닌 네 탓하며 만인 투쟁 상황
    한국 사회가 어디론가 잘못된 길로 치닫고 있다. 정의와 법치, 예의 등 사회를 지탱하는 보편적 가치가 무너지고 이중잣대, 마녀사냥, 집단 히스테리 같은 것들이 만연하고 있다. 불길하다. 모든 사회악을 오로지 재벌과 대기업 탓으로 돌려놓고 은폐하려는 썩은 정치가 근본 원인일 것이다. 객관성의 보루여야 할 사법부는 스스로 조롱거리를 만들어내며 갈팡질팡하고, 관료들은 CNK와 준법지원인 등 공익으로 포장한 사익(私益)을 극대화하는 데 혈안이다. 지도층들이 보여주는 비열한 행태들이 급기야 한국 사회를 이익집단 대 이익집단이 투쟁하는 대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유아적 사고는 발달장애의 결과다. 여기에다 정치적 이념적 진영논리까지 가세해 도덕과 정의에 대한 정상적인 기준마저 실종되고 말았다. 돈봉투 사건도 자기 당은 관행이지만 상대 당은 비리가 되고, 교육감 뇌물은 우리편이 하면 선의(善意)이고 상대편이 하면 범죄가 되고 만다. 우리편이 무죄면 정의가 살아있는 것이고, 유죄면 판사가 잘못됐다며 신상털기에 나선다. 이게 21세기 한국 사회의 퇴영적 자화상이다.

    사회적 사안에 대한 만연한 이중잣대는 개개인의 판단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일종의 심리코드로 굳어져 간다. 성공과 부(富), 대기업과 명품을 동경하면서 동시에 격렬하게 비난하는 강남좌파식 이중성이 한국인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그럴수록 기회주의자들이 판치는 세상이 되고 만다. 복지를 위한 세금은 내가 아닌 남이 내야 하고, 일자리 나누기는 내 직장 아닌 다른 직장의 일이어야 하며, 군대는 남의 집 아들이 가면 된다는 식이다. 인지부조화도 이 정도면 중증이다.

    상대비교의 함정에 빠지면 모든 불행과 고통은 곧바로 남의 탓이 된다. 그러나 남을 욕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 틈새에서 비열한 정치꾼들이 도처에서 새로운 기득권을 만들어낼 뿐이다. 일자리는 결코 정치인이 만드는 게 아니며, 세금 내는 자들을 더 윽박지른다고 세금이 더 걷히는 것도 아니다. 한국 사회의 퇴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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