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산업]유럽프로축구단, 절반 이상 '본전' 못 뽑아
경기침체와 고액 연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럽축구가 '밑지는 경영'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에 따르면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활약중인 655개 프로구단을 대상으로 회계재정을 분석한 결과 절반 수 이상인 56%가 적자를 면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각 구단의 2010년도 경영 자료를 토대로 분석된 이번 조사에서 총 적자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2천억원)를 넘었고, 총 부채도 109억 달러(약 12조2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별들의 전쟁'으로 까지 비유되는 '챔피언스리그(UEFA Champions League)'나 '유로파리그(UEFA Europa League)' 등 '빅 게임'에 출전했던 구단들 조차도 재정난에 허덕인다는 점이다.

최근 2년간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에 명함을 내민 약 200여개 구단을 분석해보니 약 65%가 재정적 손해를 보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위 '이름 값'하는 구단들 조차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의미다.

이는 리그와 국제대회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고액연봉과 과다한 이적료를 무분별하게 쓴 탓으로 분석된다. '100년브랜드 가치'를 보유한 유럽구단들 조차 스폰서와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보이지 않는 성화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구단 재정 적자의 주요 요인으로 높은 인건비를 손 꼽는다. 오일영 상명대스포츠산업학부 교수는 "축구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가장 큰 혜택을 누린 것은 일부 스타급 선수들"이라며 재정적 부담의 가장 큰 요인으로 선수들의 고액연봉을 지적했다.

그는 또 "스타선수 영입에 따른 주가 상승과 성적에 대한 기대심리 등은 승부를 전제로 운영되는 프로구단 입장에서 뿌리칠수 없는 마약과 같은 유혹"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은 각 구단 재정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라는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기도 했다.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는 협회가 유럽지역 전체 프로구단의 재정 상태를 감시하는 제도다.

연맹은 FFP의 감시기준을 토대로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적자 구단을 대상으로 2014-2015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등의 출전을 제재는 방안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