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유죄판결을 받고도 버젓이 복귀한 것을 놓고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돈을 받은 후보자를 징역형에 처하면서 돈을 준 사람에겐 벌금형만 내린 1심 판결의 이중잣대도 그렇지만, 당선 무효형에도 자리를 지키고 앉은 곽 교육감의 배짱은 실로 교과서에 기록할 만한 일이다.

이른바 진보 논객들조차 진보 진영 최대의 도덕적 스캔들이라며 공격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곽 교육감은 전임 교육감 시절 인사 청탁을 위해 100만원의 비리를 저질렀다며 일선 교장들을 대거 파면·해임했던터다. 그런 그는 재판과정에서 사퇴한 후보자에게 2억원이나 되는 돈을 준 것은 선의였지 대가성이 없었다고 궤변을 늘어놓으며 범죄를 선행으로 둔갑시켰다.

더욱이 교육감에 복귀하면서 구치소에 있는 동안 자기 연민이나 비탄에 빠져 지냈던 적은 단 1초도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마치 없던 일을 갖고 탄압이라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도덕적 불감증의 정도를 넘어 아예 백치이거나 아니면 전형적인 위선자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선거법은 대법원에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돼야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은 교육감이라는 것이 곽노현 측의 주장인 모양이다. 그러나 뇌물수수의 한쪽 당사자가 감옥에 들어앉아 있는 상황이다. 법의 불비를 이유로 정당성을 주장한다면 이는 양심의 문제라기보다는 지적능력의 문제다.

선거사범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너무 늦다는 것도 문제다. 최종심은 1심 판결 후 6개월 이내에 나와야 한다. 이른바 나꼼수 정봉주 전 민주당의원의 선거법 위반사건은 1심 선고 후 대법원 판결까지 3년6개월이나 걸렸다. 법학을 전공한 곽 교육감도 이를 잘 아는 모양이다. 더욱이 1심은 돈을 준 사람보다 받은 사람에게 중형을 내린 마당이다. 프랑스의 대학자 레이몽 아롱은 정직한 좌파는 머리가 나쁘고, 머리가 좋은 좌파는 정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곽 교육감은 둘 모두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듣고 싶은가. 도덕적 백치이거나 위선자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