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드 로 "정보 새나가 주변 사람 의심"

영국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에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를 해킹당한 영화 배우,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이 신문사측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았다.

뉴스오브더월드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영국 일요신문으로, 특종을 위해 유명인사들의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를 마구잡이로 해킹한 사실이 지난해 발각되면서 폐간됐다.

런던 고등법원은 19일 공판에서 유명 영화 배우 주드 로가 13만 파운드(한화 약 2억3천만원),그의 전 부인 새디 프로스트가 5만 파운드를 받기로 신문사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성범죄자에게 납치된뒤 살해된 여자 아이의 엄마로, 사건 이후 성범죄 예방 단체를 이끌어온 사라 페인과 또다른 범죄 피해자인 션 러셀도 배상액에 합의했으나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부총리를 지낸 로드 프리스콧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선수인 애슐리 콜은 각각 4만 파운드의 배상금에 합의했다.

손해 배상 소송을 낸 36명 가운데 18명이 배상금을 받았고 나머지도 조만간 배상에 합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주드 로의 경우 2003년과 2006년 사이 반복적으로 해킹을 당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모두 16건의 기사가 실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부인 프로스트는 기자들이 자신의 동향을 일일이 알고 있어 남편을 믿지 못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주드 로는 재판이 끝난뒤 성명을 통해 "사생활이 언론에 공개돼 전화기를 바꾸고 집을 샅샅이 뒤졌으나 여전히 정보가 새나갔다"면서 "결국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게 됐다"고 당시 고충을 토로했다.

뉴스오브더월드를 발행해온 뉴스인터내셔널은 이날 법정에서 사과했으나 더 이상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유명 여배우 시에나 밀러도 10만 파운드의 배상금에 합의했고 스카이뉴스의 유명 스포츠 해설자도 배상금을 받았다.

뉴스오브더월드가 피해자들과 배상에 합의한 것은 해킹 사건에 대해 완전히 백기를 든 것이라고 BBC는 보도했다.

이 신문은 주로 왕실, 정계, 배우, 가수 등 유명 인사들의 사생활을 집중적으로 캐내는 보도 행태를 보여왔으며 사설 탐정이 해킹으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기사를 써온 것으로 밝혀져 큰 파문이 일었다.

이 사건으로 해킹 당시 편집인을 지냈던 앤디 쿨슨이 총리의 공보 책임자를 맡고 있다가 사퇴했고 머독 부자는 두차례나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jianwa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