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코스피(KOSPI) 대비 주가수익률이 현저히 낮았던 시멘트 관련주(株)들이 올 상반기 주가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업계 전반에서 가격 인상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수요도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시멘트업종과 KOSPI 주가 수익률 비교>
'왕따' 시멘트株, 3년만에 찾아온 저가매수 기회?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연탄 등 원재료 가격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시멘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t당 15% 수준의 가격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쌍용양회한일시멘트는 이미 이달부터 시멘트 가격을 t당 9000원에서 1만원(인상률 11.9%~12.3%) 가량 인상한다고 레미콘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등 대부분 시멘트업체들도 뒤따라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레미콘사와 건설사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가격 인상이 실제로 이뤄질 지 여부에 대해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이유다.

NH투자증권은 그러나 시멘트 가격 인상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강승민 연구원은 "여지껏 모든 시멘트사가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경우에 가격 인상이 실패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전에 가격 인상이 실패한 경우에는 일부 시멘트사만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나머지 업체들이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가격 인상은 대부분의 시멘트업체들이 동조하고 있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실상 시멘트를 대체할 건설 자재가 없고, 주변 일본과 중국의 시멘트 가격 역시 국내 가격보다 높아 수입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가격에 대한 결정 요인은 외부 요인보다 내부 시멘트사간 경쟁이란 얘기다.

최근 증시에서 쌍용양회, 한일시멘트,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현대시멘트 등 주요 시멘트사들의 주가움직임도 심상치않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눈에 띄게 늘었고, 주가는 날마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 중이다. 그간 영업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어서다. 이들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여전히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쌍용양회와 한일시멘트는 전날까지 이틀째 강세를 보이며 최근 한 달간 가장 높은 주가수익률을 연출했다. 쌍용양회의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달말 대비 약 8배 이상 늘어났다. 동양시멘트는 전날까지 닷새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성신양회는 전날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이는 작년 4월말 이후 8개월 만에 구경하는 상한가다. 현대시멘트도 3% 이상 주가가 뛰어올랐다.

한편, 이날 오후 2시10분 현재 이들 시멘트사들은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약보합 내지 최대 -3% 이내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쌍용양회는 전날보다 2.27% 떨어진 43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동양시멘트와 성신양회는 각각 1%와 3%대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쌍용양회와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의 현재 주가는 2008년 11월 이후 최저가 수준이며, 한일시멘트는 2003년~2004년 가격대까지 주저앉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