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사르코지 `잡놈'으로 묘사한 올랑드에 맹폭

오는 4월 열리는 프랑스 대선에 나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의 설화(舌禍)를 소재로 여야 후보진영 사이에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4일 보도했다.

발단은 올랑드 후보가 지난 3일(현지시간) 비(非)보도를 전제로 가진 기자들과의 식사때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잡놈(프랑스어 sale mec)'이라고 부르며 모욕했다는 일간 르 파리지앵의 4일 보도였다.

당시 참석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올랑드의 발언은 사르코지를 직접 공격한 것이 아니라 `사로코지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라는 전제를 깐 가상의 대화 중 일부였다고 한다.

당시 올랑드는 사르코지의 `대역'을 자임, `나는 실패한 대통령이다.

잡놈이다.

그러나 이 어려운 시기에 나는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나만이 그 용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르코지가 몸담고 있는 여당 대중운동연합(UMP)은 득달같이 들고 일어났다.

UMP 회계 책임자인 도미니크 도르는 올랑드의 발언이 "역겹다"고 말했고, 장 프랑수아 코페 UMP 대표는 "올랑드는 대선을 접어야 한다"며 "우리는 모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같은 당 소속 발레리 로소 드보드는 "솔직히 그것은 퇴장감"이라며 "공화국의 대통령을 그렇게 모욕하는 법은 없다"고 꼬집었다.

관측통들은 지지율에서 열세에 있는 사르코지 진영이 올랑드가 2002년 대선 레이스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가 큰 타격을 입은 당시 사회당 후보 리오넬 조스팽의 전철을 밟길 기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조스팽이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 대해 "늙고 지쳤다"고 말한 것은 그가 예상을 깨고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원인 중 하나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랑드 후보는 일단 `무시전략'을 쓰고 있다.

그는 "(우파에 의해) 매일 조직되는 이런 싸움에 질렸다"며 "나는 상스러운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막말'이라면 사르코지 대통령도 남의 말을 할 입장이 아니라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008년 행사장에서 한 시민이 자신에게 모욕에 가까운 말을 건네자 "꺼져, 머저리야"라고 응수,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