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을 추진해온 스팩들이 주가 약세와 업황 불확실성 등으로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채 속속 무릎을 꿇고 있다.

하나그린스팩은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피엔티와 합병승인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하나그린스팩 관계자는 "최근 스팩 주가가 부진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앞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하나그린스팩은 이날 종가 3755원에 마감했다. 하나그린스팩의 공모가는 4000원이다.

이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성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많았다"면서도 "부진한 주가가 발목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합병 무산에는 최대주주의 반대 의견 표명에 따른 영향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합병이 좌절된 키움스팩1호는 피합병사의 업황 불확실성으로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키움스팩1호는 지난 23일 영풍제약과의 합병상장 예비심사에 대해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키움스팩1호 관계자는 "합병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가 내년 4월 일괄약가인하가 시행되면서 업계제도가 바뀌기 때문이었다"며 "이는 회사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현재로서 어떤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합병대상 선정은 제약 업종을 제외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 스팩들의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관투자자들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차익 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면서 "특히 피합병사가 경기둔화 우려로 업황 불확실성이 있는 경우 합병 성사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최성남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