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현대인의 일상이 되지 오래다.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날씬한 연예인들과 스키니한 몸매가 강조되는 패션 스타일이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들어 다이어트를 향한 열망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더욱 뜨거워지는 추세다.

그래서인지 다이어트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끊임없이 다이어트를 하고 음식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심할 경우 먹은 음식을 그대로 통해내는 경우도 있다.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것은 단순히 심리적인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육체적·정신적 질환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면 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는 폭식증과 거식증으로 연결돼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폭식증vs거식증

폭식증이란 살을 빼야하다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다이어트에 집착하게 되고 음식 조절에 실패하면서 자괴감에 빠지게 되는 현상이다. 식사 조절력을 상실하게 되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과식으로 여길 수 있지만 많은 양의 음식을 엄청난 속도로 먹고 아무리 배가 불러도 먹는 것을 멈출 수 없게 되면 일종의 질병이 된다. 폭식 후 구토를 유발하거나 이뇨제를 먹어 체중이 느는 것을 막으려는 증상도 흔하게 나타난다. 이를 ‘신경성 폭식증’이라고 한다.

반면 거식증이란 이와 반대로 음식 자체를 거부하는 증상을 말한다. 다이어트로 인해 음식에 대한 거부 증상이 생겨 음식을 섭취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아무리 몸이 마르고 배가 고파도 음식 거부 증상으로 인해 음식을 섭취할 경우 토하거나 아예 먹을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는 증상이다. 이는 심각한 영양실조를 유발할 수 있어 거식증으로 인해 사망한 환자들도 적지 않다.

그럼 거식증과 폭식증의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것일까. 두가지 증상 모두 다이어트·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날씬해지고 싶은 욕구로 시작한 다이어트지만 이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것이 더욱 심해져 음식에 대한 거부반응이나 집착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정신적·육체적 치료가 병행돼야 함을 의미한다.

거식증·폭식증 치료와 관련,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한방 치료다. 한방에서도 식이장애 증상을 정신적인 요인으로 판단, 한방신경정신과적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폭식증이나 거식증은 환자마다 발병 이유가 다른데, 환자의 체질·심리상태·경락 등을 보고 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정신적·육체적 요인으로 분석한다.

◆중독 없는 한방치료

한방의학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치료적 특성은 바로 중독성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양의학에서는 다양한 중독성 약물로 병의 증상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춘 치료를 하기 때문에 완치 확율이 그만큼 낮고 병의 재발 확률이 높다. 반면 한방에서는 최근 다양한 대체의학 요법을 결합한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다.

자연 치유 효과를 얻기 위해 주역의 음양원, 황제내경의 정통 경락이론과 침구이론 등을 바탕으로 몸과 마음의 병을 함께 치유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환자 혼자서 이겨내기 힘든 식이 장애의 특성을 파악, 가족적·심리적·생물학적 요인 등 복합적이고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 병의 완치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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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택 자하연한의원 원장은 “식이장애의 정신적, 육체적 발생 요인을 파악한 후 재발을 막기 위해 정상적인 식생활 유지와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식이장애를 겪어도 다이어트를 포기하지 못하는 환자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원장은 “환자의 체질과 몸 상태에 따른 맞춤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이어트를 단순히 살을 빼려는 노력으로 봐서는 안된다. 이로 인해 식이 장애까지 겪으며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 원장은 “만약 자신이 식이 장애로 고민하고 있다면 중독 없는 한방치료를 적용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도움말=임형택 자하연한의원 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