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데스크] 장마당세대…SNS세대…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정일 조문' 달아오른 SNS
    남·북 변화의 핵, 2040세대

    유근석 산업부장 ygs@hankyung.com
    [한경데스크] 장마당세대…SNS세대…
    차창 너머로 눈에 띈 북한군 병사들의 어깨에 걸린 소총이 버거워보였다. 소총 위에 꽂은 총검은 햇볕을 받아 번뜩였다. 2003년 2월14일 금강산 육로 시범 관광이 시작된 날, 민간인 답사단을 태운 버스행렬이 분단 50년 만에 군사 분계선을 넘었다. 철책 곳곳에 늘어서 있던 남북한 젊은 초병들의 잔뜩 긴장한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김윤규 당시 현대아산 사장이 “이왕 들어온 김에 북한 고성 읍내를 들어가보자”고 했다. 1970년대 시골풍경으로 되돌아간 듯한 거리를 지나 금강산 관광객에게 제공하려는 채소를 키운다는 비닐하우스 단지를 찾았다. 한눈에 봐도 따뜻한 것 같지 않은 체육복을 입은 어린 아이들이 양지 바른 철길 밑에서 뛰놀고 있었다.

    그해 10월 육로로 개성을 지나 평양에 갈 기회가 있었다. ‘정주영 체육관’ 개관식 행사였다. 부군을 황망하게 잃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목이 멘 채 축사를 했다. 현대 관계자들은 북측에서 손님들에게 선물한 과자 봉지를 그냥 버리지 말라고 여러 차례 귀엣말을 했다. 노란 봉지에 담겨 있는 과자들은 입맛에 맞지 않았다. 평양시내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과자봉지를 옆구리에 낀 북한 측 참석자들이 어두운 밤거리를 줄지어 걷고 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 정세가 요동을 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3세 승계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중국과 미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 국가들은 현상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국내 기업들은 어디로 불지 모를 후폭풍에 비상이 걸려 있다.

    북한의 핵 개발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꽉 막혔던 남북한 관계도 새 국면을 앞두고 있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고 정몽헌 회장 부인 현정은 회장은 26일 1박2일 일정으로 ‘조문 방북’에 나선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세상은 김정일 조문을 놓고 정치권 못지않게 뜨겁다. “도발의 원흉, 북한 주민에게 잔인했던 철권통치의 장본인을 조문한다는 것은 어이 없는 일”이라는 주장과 “조문외교도 유연하게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그렇게 좋다면 조문 가고 싶은 사람들을 모두 보내 버려라”는 극단적 의견들도 눈에 띈다.

    9년 전 철길에서 뛰놀던 어린 아이들과 제대한 병사들은 ‘고난의 행군’ ‘강성대국’ 구호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북한의 새로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을 듯싶다. 1990년 이후 출생해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 극심한 발육장애를 겪은 이른바 ‘장마당 세대’다. 이들은 북한에도 정치·사회적 변혁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의 2040 SNS세대는 정치, 사회는 물론 기업 경영 전반에서 변화의 핵으로 등장한 지 오래다. 이들의 결집력과 엉뚱한 여론 형성능력은 파괴적이다. 비정한 거리로 내몰리는 SNS 세대가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는 분열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경영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창업 3세대들이 고속 승진하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의사소통 방식이 자유 분방하고 삶의 가치관이 기성세대와는 다른 SNS세대와의 단절은 국가는 물론 기업 경영에도 커다란 위기로 이어진다. 숨 가빴던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이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 전략을 고민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유근석 산업부장 ygs@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뉴스 안 봐서 몰랐다" 전형적 수법에 700만원 날린 자영업자

      "너무 흔한 수법이고 예전부터 뉴스에 많이 나왔는데 모르셨나요."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오는 예약 사기 수법에 또 다른 피해자가 나왔다.자영업자 A씨는 성탄절 다음날 오랜만의 단체 손님 예약 전화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예약자 B씨는 "사장님이 좋아하는 중국 술이 있는데 구해줄 수 있느냐"면서 한 주류회사 명함을 전달했다.B씨가 알아본 술값은 자그마치 300만원. 주류업자는 "업소에서 판매할 때는 450만원 정도 받으면 된다"고 답했다. 150만원 정도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혹한 A 씨는 300만원을 주류회사가 안내한 통장으로 입금했다.잠시 후 B씨는 다시 매장에 전화를 걸어와 "중국 손님이 몇 분 갈 거다. 술을 더 구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마침 다른데 쓸 여윳돈을 가지고 있던 A씨는 매장을 찾은 사장님이 술값을 입금해줄 거라는 말만 믿고 총 700만원을 입금했다.약속한 시각에도 손님은 오지 않았고 보내주기로 한 술 또한 도착하지 않았다.그제야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 A씨는 파출소에 해당 사건을 접수하고 금융기관에 출금정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이 아닌 물건으로 사기당한 건은 지급정지가 안 된다는 답만 들었다.A씨가 "잠시 돈에 눈이 멀어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고 글을 쓰자 다른 자영업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단체 손님 예약하고 고가의 술 주문 및 입금을 요청하는 수법이 이미 여러 차례 해당 커뮤니티에 공유되고 공중파 등 뉴스를 통해서도 알려진 바 있기 때문이다.해당 글에는 "이거 계속 올라오는 사기 수법이다", "똑같은 스토리 그대로 게시물이 한 두 번 올라온 게 아닌데", "뉴스에도 몇 번이

    2. 2
    3. 3

      따뜻한동행, 한미글로벌과 공간복지 지원사업 2000호 달성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이 PM(건설사업관리) 전문기업 한미글로벌과 함께 공간복지 지원사업 2000호를 달성했다.29일 따뜻한동행에 따르면 이번 2000번째 공간복지 지원사업의 수혜 기관은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다. 따뜻한동행은 장애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공간 개선을 진행했다. 복지센터 지하주차장의 바닥과 벽면, 천장을 전면 개보수해 밝고 안전한 환경으로 바꿨으며, 주 출입로의 노후 바닥을 정비해 접근성을 강화했다.또한 발달장애인 전용 체육시설을 개선해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장애인 보호작업장의 벽면에 범퍼레일을 설치했다. 근로 장애인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직업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이날 행사에는 이수희 강동구청장, 김형두 헌법재판관, 김종훈 따뜻한동행 이사장, 송필호 따뜻한동행 이사, 양옥경 따뜻한동행 이사, 정연성 따뜻한동행 감사, 이광재 따뜻한동행 상임대표, 김용직 한국자폐인사랑협회장 등이 참석했다.따뜻한동행은 ‘장애 없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2010년에 설립됐다. 공간복지 지원 사업과 첨단보조기구 지원, 장애인 일자리 창출 및 자원봉사 활동 지원, 북한이탈주민 지원사업 등을 하고 있는 순수 비영리단체이다. 한미글로벌과 함께 장애인 복지 시설과 가정을 대상으로 주거 및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공간복지 지원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따뜻한동행은 서울시와 포스코1%나눔재단, 우미희망재단 등과 함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에선 베트남 저소득 장애인 가정과 6.25전쟁에 참여한 에티오피아, 튀르키예, 필리핀 등의 참전용사 가정을 대상으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