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건설사 회사채 발행 '全無'
건설회사들이 12월 한 달 동안 회사채를 한 건도 발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조달 수요는 높은데 채권을 사줄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 회사채발행(계획)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0대 건설사 가운데 이달 중 공모회사채를 발행했거나 발행 예정인 기업은 한 곳도 없다. 건설업종은 금융업을 제외한 단일 업종으로는 회사채 발행 비중이 가장 높아 월간 발행 실적이 전무한 경우가 드물다. 건설업종 회사채 발행 잔액은 11월 말 현재 13조6000억원으로 금융채를 뺀 전체 회사채 115조3000억원의 11.8%를 차지한다.

지난달에는 두산건설 한화건설 한진중공업 동부건설 동원시스템즈 이수건설 등 6개 회사가 4500억원을 조달했다. 10월에는 7개 건설사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했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9월에도 4개 회사가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증권사 회사채영업팀 관계자는 “많은 건설사가 사업장에서 분양대금을 일부 거둬들여도 다른 미분양 사업장으로 빠져나가 빚을 갚기 벅찬 상황”이라며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 새로 발행해 차환해야 하는데 기관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회사들의 자본시장 접근성 약화는 유동성 불안을 더 고조시킬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단기 차입 위주의 자금 조달과 현금 창출력 저하로 최근 3년간에 걸친 건설업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중견 건설사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이 축소되거나 자산의 질이 떨어지는 회사들의 경우 유동성 위험에 대한 분석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