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설립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모금액 목표 달성에 실패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올해는 순조롭게 사랑의 온도 100도를 향해가고 있다.

23일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1일 ‘희망 2012 나눔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22일간 총 1274억원을 모금, 기부금 모금 지표인 사랑의 온도계는 58.4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모금 목표액(2180억원) 중 58.4%를 채웠다는 뜻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인 992억원(44.3도)보다 30% 늘어났다.

1998년 설립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국내 최대 법정 모금기관으로, ‘세 개의 빨간 열매’로 불리는 ‘사랑의 열매’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해 공동모금회는 직원들의 성금 유용 등 각종 비리가 적발되면서 목표액(2242억원)의 94.2%인 2112억원을 걷는 데 그쳤다.

올해 역시 물가 상승 등 서민경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모금액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기부가 잇따라 늘어나면서 올해 모금액 목표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는 게 공동모금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삼성그룹, LG, 포스코 등 주요 기업의 모금액은 23일까지 955억원으로, 전체 모금액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희망나눔 캠페인’ 첫날인 지난 1일에 지난해보다 50억원 늘어난 150억원을 기부했다. 삼성도 지난 14일 지난해보다 100억원 증가한 300억원을 전달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의 업체가 속한 대한석유협회도 지난해보다 110억원 늘어난 140억원을 기부했다.

대기업 기부와 함께 시민들의 후원 열기도 되살아나고 있다. 개인기부 척도인 ARS(자동응답서비스·1통 2000원)를 통한 소액 기부는 1억687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337만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동건 부방 회장이 신임 공동모금회장에 취임한 이후 기부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주력했다”며 “시민감시위원회를 만들고, 원스트라이크아웃제(즉시퇴출제)를 도입해 조직의 자정능력을 높이는 등 조직 쇄신에 앞장선 노력으로 모금액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